임찬규는 LG가 3-2로 이긴 20일 롯데전을 마치고 "아, 이번에 규정 이닝 들어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라고 되물었다. "그거 뭐 숫자에 불과한 거죠"라면서도 "많은 이닝 던져서 규정 이닝 들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내심 아까워하는 눈치.
LG가 42경기를 치른 가운데 임찬규는 40⅓이닝을 던졌다. 1⅔이닝, 아웃카운트 5개가 부족하다. 3일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했을 때 ⅓이닝이 모자랐는데, 등판 예정이던 9일 삼성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목표치가 더 늘었다. 다음 등판은 26일 SK전이 유력하다. 이때 6⅔이닝을 던져야 규정 이닝에 들어간다.
20일까지 임찬규는 평균자책점 1.34,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 0.84, 피안타율 0.176, 피장타율 0.214, 잔루율 89.2%를 기록하고 있다. 규정 이닝을 채웠다고 가정했을 때 위 기록 모두 리그 1위.
피OPS 0.501과 땅볼/뜬공 2.59는 리그 2위다. 이 부문 1위는 각각 NC 제프 맨쉽(0.469)과 kt 돈 로치(2.63)다. 10개 구단 에이스 혹은 외국인 투수들보다 데뷔 7년째 풀타임 선발에 처음 도전하는 임찬규의 성적이 더 낫다.
지난해까지 성적은 잊어도 된다. 투구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졌다. 뜬공 투수에서 땅볼 투수로 변신했다. 지난해 0.75였던 땅볼/뜬공이 올해는 2.59다. 잠실구장에서 강하다지만 구장 덕을 본 건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몸쪽 승부가 늘어나면서 생긴 몸에 맞는 볼일 수 있다. 20일 경기에서는 3개가 나왔다.
임찬규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아직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스스로가 이룬 성과에 전혀 안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상문 감독 역시 "평가는 시즌을 마친 뒤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냉정한 평가지만 선수가 들뜨는 걸 경계하려는 뜻이 읽힌다. 임찬규 역시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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