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제이미 로맥 ⓒ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SK 제이미 로맥과 넥센 제이크 브리검은 공통점이 있다. 시즌 중 대체 선수라는 점, 외국인 선수 연봉 100만 달러 시대에 그에 반도 못 미치는 돈에 계약한 '가성비' 선수라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지난해 일본 프로 야구에서 실패를 맛봤다는 점까지 같다.

브리검은 지난달 4일 넥센과 총액 45만 달러(연봉 25만 달러)에, 로맥은 3일 뒤인 7일 SK와 총액 45만 달러(연봉 30만 달러)에 계약했다. 11일 현재 브리검은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74, 로맥은 27경기에서 12홈런 OPS 1.083을 기록하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함께 하지 못하고 시즌 중 합류했지만 아주 빠르게 팀에, KBO 리그에 녹아들고 있다.  

▲ 넥센 제이크 브리검 ⓒ 한희재 기자
◆ "사실 성공한 선수는 아니었으니까요."

브리검이 퓨처스팀 화성에 합류했을 무렵 장정석 감독에게 '일본 프로 야구 경험이 KBO 리그에서 뛰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라고 물었다. 브리검은 지난해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1군 11경기, 2군 15경기에 나왔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1군에서 평균자책점이 5.24였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력 측면에서는 해봐야 아는 거다"라며 무조건적인 긍정론은 펴지 않았다. 

그는 "사실 일본에서 성공한 선수는 아니었으니까. 물론 당연히 잘 하면 좋겠고,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경기력 외적으로 미국 밖의 다른 환경, 다른 야구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긍정적이다"고 답했다. 

▲ 넥센 제이크 브리검 ⓒ 한희재 기자
데뷔전인 지난달 18일 한화전에서는 5이닝 2피안타 4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 뒤로 4경기는 전부 퀄리티스타트다. 

이 4경기에서 26이닝 동안 내준 볼넷은 단 2개. 피안타율이 0.277로 약간 높지만 '공짜' 주자가 없어 실점이 적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34⅓이닝 동안 볼넷을 16개나 허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일본에서 피안타율도 0.302로 더 높았다. 

구종 배분에서는 일본에서보다 직구 계열(포심, 투심 패스트볼)이 약간 적고, 대신 슬라이더와 커브가 조금 늘어난 점이 보이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장정석 감독은 데뷔전 4볼넷을 두고 "너무 잘 하려다 볼넷을 내줬다. 다음 경기부터는 공격적으로 던졌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 SK 제이미 로맥 ⓒ SK 와이번스
◆ 드러나지 않은 일본 경력

로맥은 지난해와 올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지난해 뛰었던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는 일본 야구를 선수로 경험한 알렉스 라미레즈 감독이 있었다. 올해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 야구에서 사령탑을 지냈던 트레이 힐만 감독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런데 '기회 배분' 측면에서는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SK는 로맥과 계약을 발표하면서 보도자료에 지난해 DeNA 시절 성적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30경기 타율 0.113, 홈런 없이 OPS 0.374를 기록했다. 4월을 다 채우지 못하고 1군에서 말소됐다가 5월 31일 복귀했다. 다시 6월이 끝나기 전 2군행. 9월 23일과 24일 대타로 시즌을 마쳤다. 

10일 KBO 리그 12호 홈런을 친 로맥은 "기회의 차이다. 일본에서는, 2군에서는 60경기에서 홈런 11개를 쳤다. 하지만 1군에서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뭔가 보여줄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뒤 다시 아시아 야구에 대한 도전을 감행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추정 7,500만 엔을 받았던 그는 올해 옵션 포함 45만 달러에 계약했다. 연봉은 더 줄었다. 

SK 구단 관계자는 "올해 샌디에이고와 마이너 계약을 하면서 바이아웃 조건을 넣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금액은 지금 받는 연봉과 비슷했을 것이다. 나이가 32살(1985년생)이라 메이저리그 도전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걸 알고 현명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로맥은 "야구는 흐름이 중요하다. 타격도 '전염성'이 있다. 누군가 잘 치면 다른 선수들이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홈런 군단 SK에서 뛰는 건 굉장히 즐거운 일이다"라고 얘기했다. 그에게 딱 맞는 팀에 제대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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