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기 '빅 3' 키 플레이어 KIA 김윤동, NC 이재학, SK 제이미 로맥(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정리, 정철우 기자]야구는 팀워크가 중요한 경기다. 특출한 한두 명의 힘 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스포츠다.

하지만 그런 팀을 움직일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어느 팀에나 있다. 그 선수를 중심으로 야구가 풀려 나갈 수도 있고 꼬일 수도 있다. 이제 마지막 승부로 향해 가는 후반기. 스포티비뉴스 구단별 담당 기자들이 꼽은 후반기 키 플레이어를 돌아봤다.

-KIA 김윤동(박성윤 기자) 

헥터-양현종-임기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과 버나디나-최형우-나지완-안치홍이 버티는 타선은 완벽했다. 두 가지 힘으로 2위 NC와 차이를 8경기로 벌리며 57승 28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1위 KIA 유일한 오점은 불펜. 전반기 평균자책점 6.22로 리그 최하위. 압도적인 전반기 성적과는 정반대다. 가을 야구는 기정사실이 된 KIA에 필요한 것은 불펜 안정화다. 

중심은 마무리 투수가 잡아야 한다. KIA 현재 마무리는 '뱀직구' 임창용이 아닌 김윤동. 15번 세이브 기회에서 10세이브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로 성적은 나쁘지는 않지만 1위 팀 마무리로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는 성적. 정규 시즌 우승과 포스트시즌 화룡점정을 위해서 마무리 투수 김윤동 성장이 필요하다.

-NC 이재학(신원철 기자)

NC는 7월 8경기 1승 7패로 부진하면서 한때 공동 선두였던 KIA와 승차가 8.0경기로 순식간에 벌어졌다. 이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가 단 1차례. 위태롭던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져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단단해지지 않으면 후반에도 불펜 과부하를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재학이 중요하다.

장현식 구창모는 최일언 코치가 미래의 3선발로 꼽는 선수들이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최금강 역시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어 기복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재학은 다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해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120이닝 이상 책임졌다. 7월 3경기에 구원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복선'은 깔았다.

-SK 제이미 로맥(홍지수 기자)

후반기를 앞두고 SK의 마지막 고민은 외국인 타자다. 전반기 동안 SK 타선은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거포 군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정과 한동민이 있었고, 김동엽과 정진기 등 '지뢰밭 타선'의 SK였다.

여기에 시즌 초반에는 터졌으나 이후 끝 모를 부진을 겪은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까지 후반기에 살아난다면 SK 타선은 위력을 더하게 될 것이다. 최정과 한동민 등 때리던 선수에게 늘 기댈 수 없는 노릇. 로맥은 유망주가 아니다. 외국인 선수로서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해야 SK의 가을 야구도 보인다.

-넥센 신재영(고유라 기자)

2년째 징크스를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노력한 것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일까. 지난해 구단 사상 첫 15승을 올린 국내 투수로 KBO 리그 신인왕에 오른 신재영은 올 시즌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5패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하며 팀과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투구 내용을 보였다. 선발 등판 피안타율이 2할8푼8리에 달했다. 전반기 막판 구원 투수로 3경기에 등판하기도 했다. 구원 등판에서도 5⅔이닝 5실점으로 밸런스 조절에 고전하며 스스로 많이 아쉬워했다.

그러나 후반기 넥센의 마운드를 지켜 줄 가능성이 가장 큰 투수는 신재영이다. 한현희와 함께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 다시 진입해야 한다. 조상우가 전반기 선발 등판에서 다시 필승조로 돌아가면서 금민철, 김성민 등이 국내 선수 선발 로테이션을 채우고 있다. 신재영이 지난해만큼의 존재감을 보여 준다면 넥센의 선발 마운드가 다시 힘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직구, 슬라이더 '투 피치'에서 싱커 등 구종을 추가하려 노력했던 신재영이지만 그의 주특기는 볼넷을 내주지 않는 자신감이다.

-두산 마이클 보우덴(김민경 기자)

시즌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두산은 전반기를 5위로 마감했다. 가을 야구를 안심할 수 없는 만큼 후반기 페이스가 중요하다.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마이클 보우덴은 후반기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 큰 힘이 돼야 한다. 보우덴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다려 준 만큼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보우덴은 부상 복귀 후 등판한 2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느낌표와 물음표를 모두 남겼다. 지난 4일 kt 위즈전에서는 5⅔이닝 1실점, 1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5⅓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넥센전은 변화구가 떨어지지 않고 높게 들어가 고전하긴 했지만, 2경기 모두 직구 힘으로 5이닝 이상 버틴 점은 희망적이었다. 한용덕 두산 수석 코치는 보우덴의 장점인 볼 끝이 살아나고 있는 데 기대를 걸었다.

-LG 루이스 히메네스(신원철 기자)

교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당장은 복귀 후 팀에 합류시킨다는 게 LG의 계획이다. 히메네스는 물론이고 LG에도 주어진 시간이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새 외국인 선수가 온다면, 7월 31일까지는 팀에 합류해야 포스트시즌까지 뛸 수 있다. 51경기 타율 2할7푼6리, OPS 0.770이라는 부진을 떨치지 못하면 팀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새 외국인 선수가 이달 말까지 결정되지 않는다고 했을 때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2015년의 재현이다. 히메네스는 2015년 8월 자진해서 1군에서 빠진 뒤 이천에서 감을 잡고 돌아왔다. LG의 팀 OPS는 히메네스가 빠지기 전까지 52경기에서 0.721(8위)이었고, 이후 30경기에서는 전반적인 타고투저 흐름과 함께 0.832(6위)로 올랐다. 히메네스가 이 분위기를 타느냐 못 타느냐에 LG의 1년이 걸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롯데 조쉬 린드블럼(홍지수 기자)

린드블럼의 영입은 롯데의 후반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반격 카드다. 전반기 동안 외국인 투수 2명,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 그리고 박세웅과 김원중, 박진형, 베테랑 송승준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그러나 안정적이지 못했다. 방출된 애디튼은 기복을 보였고, 상대 타자를 압도할 구위도 아니었다.

롯데는 전반기를 7위로 마쳤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타선의 힘은 리그에서도 손꼽힌다. 마운드만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면 롯데의 후반기를 기대해 볼 만하다. 린드블럼이 역시 핵심 선수다. 롯데는 린드블럼의 '재영입' 이유로 "제구가 낮게 되고, 구위가 살아있더라. 그리고 전반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리그에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에 '재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 안영명(김건일 기자)

13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복귀해 롯데 타선을 5⅔이닝 4실점으로 막고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김성근 감독이 있을 때 구원과 선발을 오가다가 성적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가 이날 복귀했다. 성적 부진으로 2군에 가 있는 이태양의 공백을 후반기 초반에 메워야 한다. 송창식, 심수창 등 오른손 필승조가 흔들리는 구원진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안영명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어 활약이 절실하다. 구원으로 뛰다가 임시 선발을 맡는 등 불규칙적으로 등판했던 입단 동기 윤규진은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안영명도 보직을 고정적으로 얻을 필요가 있다.

-삼성 앤서니 레나도(박성윤 기자)

삼성은 레나도 구속이 오르길 기다리고 있다. 6월 뒤늦게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구속이 나오지 않아 애먹은 레나도.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 꾸역꾸역 5이닝을 채웠지만 원래 레나도 구속은 평균 147km. 1군에서 빠져 구속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다. 레나도가 오면 5인 선발 로테이션 완성된다. 순위 상승을 위해 필요한 절대 요소다.

-kt 윤석민(김건일 기자)

kt 팬들은 윤석민을 선물이라고 부른다. 트레이드 되자마자 망가져 있던 타선을 구원하고 있다. kt로 이적한 지난 7일 이후 타율이 5할6푼2리(16타수 9안타)에 이른다. 9안타 가운데 2루타가 3개, 홈런이 1개다. 타점 8개를 몰아쳤다. 넥센 시절 수원 구장에서 성적이 타율 4할5리, 7홈런 25타점으로 kt를 제외한 9개 구단 타자들 가운데 타율 3위, 타점 3위였다. kt가 윤석민을 영입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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