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아섭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방심하는 사이 최근 내부 자원 출혈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21일 4년 총액 80억 원에 강민호와 FA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2004년 롯데에 지명되며 프로에 입문한 강민호는 생애 두 번째 FA에서 첫 이적을 경험했다. 삼성은 공수 겸장 포수를 얻었다. 롯데가 "강민호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힌 뒤 몇 분도 안돼 삼성의 영입 소식이 들렸다.
 
롯데는 강민호와 협상 결렬을 발표하며 "강민호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협상에 최선을 다했다. 구단은 앞으로 주축이 될 투수들과 함께 성장할 포수를 육성하고, 다른 FA를 비롯한 여러 방향의 전력 보강과 세대교체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공개한 제시액도 4년 80억 원이었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유출은 최근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2013년 외야수 김주찬이 KIA에 4년 50억 원을 받고 떠나면서 공격형 외야수를 잃고 여전히 그 자리에 테스트를 이어 가고 있다. 2014년에는 강민호를 4년 총액 75억 원에 잡았지만 왼손 투수 장원준이 4년 총액 84억 원을 받고 두산으로 떠나면서 선발 한 자리가 크게 비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성적에 목마른 롯데는 내야수 이대호를 4년 총액 150억 원에 영입하며 6년 만에 돌아온 프랜차이즈 스타를 붙잡는 데 성공했으나 이번 겨울 1년 만에 KBO 리그로 복귀한 내야수 황재균이 kt에 4년 총액 88억 원을 받고 떠났고, 21일에는 강민호마저 롯데 대신 삼성 유니폼을 택하면서 집토끼를 잡는 데 잇달아 실패했다.
 
이외에도 우완 투수 김사율, 내야수 박기혁이 2015년 나란히 kt로 이적하는 등 많은 프랜차이즈 선수들을 놓쳤다. 2012년 말에는 김주찬에게 4년 44억 원을 제시했다가 6억 원을 올린 KIA에 빼았겼고 2014년을 앞두고 장원준에게는 4년 88억 원 카드를 내밀고도 4억 원이나 적은 두산에 보냈다. 이때마다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 구단의 '태도'였다는 것도 롯데가 풀 과제다.

롯데는 FA 시장 개장 첫째 날인 8일 잔류시킨 내야수 문규현을 포함해 올해 가장 많은 선수들이 FA 시장에 나와 있는데도 긍정적인 협상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내야수 최준석, 외야수 이우민도 있지만 가장 시급하게 잡아야 할 전력은 초대어급 외야수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미국 진출 가능성도 있으나 성공적인 계약까지 그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결국 그가 어디로 갈지는 롯데가 어떻게 그를 잡느냐에 달려 있다.

'악바리' 손아섭은 롯데에 전력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선수기에 팬들의 바람도 크다. 그리고 선수를 잡거나 보내는 것은 구단의 운영 방침에 따른 일이지만 너무 많은 주전급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져 나갈 경우 육성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부 FA에 미적지근한 롯데의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집토끼들을 마냥 풀어 놓고 있다가는 언제 다른 이들이 '당근'을 내밀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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