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지금의 이승훈(대한항공)은 8년 전 밴쿠버에서 금메달을 따던 때보다 빨랐다.

이승훈은 15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 출전해 12분 55초 54를 기록했다. 종전 시즌 최고인 13분 9초 26이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당시 12분 58초 55까지 뛰어 넘었다. 개인 최고 기록인 12분 57초 27 역시 돌파했다. 시간을 거슬렀다.  

11일 열린 남자 5,000m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후반 들어 페이스를 더욱 끌어올렸다. 원하는 대로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순위를 떠나 후회하지 않을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그의 기록 12분 58초 55는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그러나 4년 뒤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는 13분 11초 68로 4위에 올랐다. 순위는 4번째였지만 동메달을 딴 밥 데용 현 대표 팀 코치와는 4초 이상 차이가 났다. 당시 2,800m 구간까지는 이승훈이 1위 기록을 냈다. 그러나 뒤로 갈 수록 네덜란드 선수들의 페이스가 더 좋았다. 

이승훈의 10,000m 개인 최고 기록은 12분 57초 27이다. 이번 시즌만 놓고 보면 13분 9초 26으로 10초 이상 늦다. 메달권에 도전하려면 스벤 크라머와 요리트 베르흐스마(네덜란드), 테드 얀 블로먼(캐나다) 등을 넘어야 했다. 여기에 다비데 지오토(이탈리아)도 올해 12분 50초대로 10,000m를 완주한 수준급 선수다. 10,000m 출전 12명 가운데 이승훈보다 이번 시즌 기록이 늦은 선수는 단 4명이다. 

그러나 10,000m에서 6,000m 지점부터 보인 막판 스퍼트와 5,000m 최종 5위가 말해주듯 여전히 이승훈은 세계 정상권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위치에 있다. 8년 이라는 세월, 그리고 종목의 특성까지 종합적으로 보면 지금 성적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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