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어렵게 선수들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변명을 하겠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패인을 설명하다 잠시 멈추고 '변명'을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은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0-3(22-25, 24-26, 18-25)으로 졌다. 2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셧아웃 패. 2경기 모두 현대캐피탈의 장점과 팀 컬러를 전혀 살리지 못한 결과였다. 

최 감독은 "경기가 안 풀린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선수들 몸 움직임이 둔했다. 정규 시즌 때 안 하던 경기를 해서 답답하긴 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결심한 듯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최 감독은 "(문)성민이는 지난 1일에 발목을 다쳤다. 뛸 수는 있지만,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그때 우승을 확정해서 인터뷰를 했는데 '기분이 묘하다'고 한 기억이 난다. 그 이유를 지금 밝히자면 우리 팀 에이스가 다친 상황에서 우승한 걸 좋아해야 하는 게 맞나 그런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앙에서 활발한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신영석과 3차전에 휴식을 취한 세터 노재욱의 몸 상태도 이야기했다. 최 감독은 "(신)영석이는 시즌 전부터 무릎이 아파서 주사 치료를 받으면서 시즌을 치렀다. (노)재욱이는 아무 이상 없다가 경기 30분 전에 갑자기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뺐다. 재욱이는 늘 통증을 안고 있는데, 통증이 심하다 안 심하다 하는 게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 현대캐피탈의 통합 우승을 위해서는 신영석(왼쪽)과 문성민의 활약이 절실하다. ⓒ 한희재 기자
중요한 시기에 선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자 꾹 눌러왔던 감정이 터진 듯했다. 최 감독을 비롯한 현대캐피탈 선수단은 지난 2시즌 동안 이루지 못한 통합 우승을 향한 마음이 간절했다. 2015~2016시즌은 정규 시즌 우승 뒤 OK저축은행에 챔피언 트로피를 내줬고, 지난해는 정규 시즌 2위에 머문 뒤 챔피언 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을 시리즈 3승 2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통합 우승을 이룰 기회가 눈앞에 왔는데, 주축 선수들이 100%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으니 답답할 만했다. 

최 감독은 변명 아닌 변명을 한 뒤 "선수들이 몸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많이 못 쓴 책임이 이번 챔프전 때 나오는 거 같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자책했다.

1승 2패로 상황이 크게 불리해졌지만, 물러날 생각은 없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대한항공에 시리즈 1승 2패로 끌려가다 4, 5차전을 모두 잡으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걸 감독으로서 대신 표현했을 뿐이다. 이겨 내야 한다. 늘 긍정적인 팀을 만들려고 했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싶었다. 선수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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