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우리 팀에 누가 되지 말자고 생각한다."

포수 박세혁(28, 두산 베어스)이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세혁은 지난달 13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서 왼쪽 종아리 근육을 다쳐 4주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비 시즌부터 빠짐없이 야구장을 찾아 개인 훈련을 하고, 스프링캠프까지 열심히 준비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당시에는 왼쪽 다리를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누구보다 박세혁이 빨리 건강하게 돌아오길 기다렸다. 안방마님 양의지가 든든하게 투수진을 이끌고 있었지만, 부담을 나눌 존재가 필요했다. 백업 포수 장승현도 수비는 좋은 편이지만, 박세혁이 주는 안정감과 차이가 있어 쉽게 양의지를 라인업에서 빼지 못했다. 박세혁은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치료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귀국한 뒤 퓨처스리그에서 3경기를 뛰고 바로 1군에 부름을 받았다. 

박세혁은 묵묵히 자기 몫을 해냈다. 1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손목을 다친 양의지를 대신해 선발 출전했다. 선발투수 유재유가 오른손 검지 물집으로 2이닝 만에 내려가면서 이영하, 곽빈, 이현승, 박치국, 함덕주가 이어 던졌다. 이현승을 빼면 모두 20대 초반 젊은 투수들이라 박세혁의 리드가 중요했다. 박세혁은 8회까지 안방을 지키며 5-4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박세혁은 "힘든 경기였지만, 큰 경기에 뛰었던 경험이 도움이 된 거 같다. (양)의지 형을 보고 배운 게 많은데 그런 걸 응용하려고 했다. 7회 2사 만루 하주석 타석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이)현승이 형이 잘 던져 주셔서 삼진으로 넘어간 게 컸다. 어린 투수들은 의지 형 덕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믿고 사인을 내고, 어린 투수들도 나를 믿어주니까 좋았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 2017년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루타를 치고 기뻐하는 박세혁 ⓒ 곽혜미 기자
수비는 손색 없었지만, 한 달 넘게 경기를 하지 못한 여파가 타격에서 나타났다. 박세혁은 시즌 3경기에 나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스프링캠프 때 김 감독이 지명타자 활용을 고려할 정도로 좋았던 타격감이 뚝 떨어져 있었다. 박세혁은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던 2월로 다시 돌아간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였다. 박세혁은 "지금 방망이가 안 맞아도 9타석밖에 안 들어갔다. 팬분들께서는 답답하게 보실 수도 있다. 그래도 내 거를 계속 하려고 하다보면 감을 잡을 거고, 2~3개 치기 시작하면 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우선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되면 타격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재활하는 동안 타격 훈련을 거의 못한 만큼 경기를 하면서 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박세혁은 "방망이를 많이 못 치고 복귀했다. 캠프 때 많이 했지만, 한 달 가까이 쉰 감이 금방 돌아올 수는 없다. 그래도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때 감이 정말 좋았는데, 그건 지나간 거니까.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형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을 조금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복귀를 준비했다. 박세혁은 "팀에 누가 되지는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내가 갖고 있는 걸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작년 재작년보다는 조금 더 차분하게 안정적으로 경기를 하는 거 같다. 팀이 잘 나가고 있어서 내가 경기에 나가면 자신 있게 잘해야 좋은 결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 상승세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