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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철의 소수의견] 기장 U18 야구월드컵, 유감있습니다

신원철 기자 swc@spotvnews.co.kr 2019년 09월 09일 월요일

▲ 한국 청소년 야구 대표 선수들이 6일 일본과 경기에서 동점을 만든 뒤 기뻐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기장(부산), 신원철 기자]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부산 기장에서 열린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을 취재했다. 맑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많았지만 구장 정비가 잘 이뤄져 진행에 큰 차질이 없었다. 임시로 마련된 시설물은 겉보기만 초라했을 뿐 불편하지는 않았다. 스카우트들은 물론이고 수십 명의 일본 취재진, 자원봉사자들까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다. 

그런데 대회 취재를 준비하면서, 또 기장에 머물면서 느낀 두 가지 '유감(遺憾)'이 있다. 

▲ 일본 선수단. ⓒ 곽혜미 기자
#혐오조장

일본 고교야구연맹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동 시에는 일장기가 없는 티셔츠를 입겠다"고 했다. 한일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일장기를 드러나 반일감정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이 결정을 두고 일본 안에서도, 그리고 한국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대회는 시작부터 뇌관을 안고 있었다. 

때마침 닛칸겐다이라는 매체가 일본 선수들이 한국의 부실한 식사에 체중이 줄었다며 은근히 반한감정을 조장했다. 닛칸겐다이는 과거부터 반한 논조로 유명한 매체다. 외국에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몸무게가 줄어드는 사례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 일을 '한국의 무성의'로 바라보는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는 행동이다. 

사실 한국의 긍정적인 면을 조명한 매체가 더 많았다. 풀카운트는 6일 한일전에서 미야기 히로야가 이주형의 머리에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서로 고개 숙여 인사한 장면을 주목했다. "대회 전부터 한일관계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두 선수가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했다"고 보도했다. 

슈칸베이스볼은 선수들의 해운대 숙소 주변 환경을 점검하면서 "선수단 숙소 1분 거리에는 (해운대)해변이 있다. 거리에는 음식점도 많아서 취재진들이 식사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지역의 한국인들도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 가며 친절하게 대응했다"고 썼다. 

또 '외출 금지'에 대한 오해도 해소했다. 일각에서는 한일관계의 영향으로 선수들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해 외출을 금지했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봤지만, 슈칸베이스볼은 "이번 대회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국제 대회에서는 매번 그렇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어떤 이들의 눈에는 이런 보도보다 오직 논란거리만 보였다. 

▲ 한국 대표팀의 '마당쇠' 허윤동과 포수 강현우, 이성열 감독(왼쪽부터). ⓒ 한희재 기자
#한국야구발전에최선을다하겠습니다

5일은 한국의 슈퍼라운드 첫 경기 대만전이 열린 날이다. 이날 오후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이하 한은회)에서 보도자료를 냈다. 내용은 뜻밖이었다. 이들은 "최근 발생한 경기 중의 안일한 플레이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 "프로야구 은퇴선수들은 저희들의 동료이자 후배인 현역 선수들에게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경기장 안에서의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저희 프로야구 은퇴선수들도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한 일들에 보탬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들이 말하는 한국야구의 범위가 궁금해졌다. 대회 기간 기장에 찾아온 은퇴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들 장재영을 보기 위해 '암행방문'을 한 키움 장정석 감독, 미래의 메이저리거가 궁금하다고 한 김병현, 그리고 내일의 적이 될지 모르는 이들을 살피기 위해 눈을 크게 뜬 김평호 대표팀 전력분석총괄, 조용히 은퇴하고 제2의 길을 걷고 있는 전 롯데 이명우 등. 

관찰력이 부족해서인지 이곳에서 한은회 이사회에 속한 전 선수들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었다. 물론 기장에 오지 않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 청소년 선수들을 돕는 일은 각자의 자리에서도 펼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단 얘기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승패? 3위? 아직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 다만 청소년 선수들의 땀과 열정, 웃음과 눈물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은 어른들은 유감이다. 

스포티비뉴스=기장(부산),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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