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포효하는 김진서. ⓒ 강릉,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한동안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은 김진서(21, 한국체대)와 이준형(21, 단국대)이 이끌었다.

이들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 우승을 나눠 가졌다. 김진서는 2012년과 2014년 우승했고 이준형은 2013년, 2015년, 2016년 정상에 올랐다.

이들이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을 양분할 때 차준환(16, 휘문중)은 '미완의 꿈나무'였다. 차준환은 2015년과 지난해 이준형과 김진서에게 밀려 종합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 차준환이 급성장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와 7차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김연아(26) 이후 주니어 그랑프리 2연속 우승과 파이널 메달은 차준환이 처음이다.

부쩍 성장한 차준환은 올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펼쳤다. 차준환은 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7 남자 싱글 1그룹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5.14점 예술점수(PCS) 36.69점을 더한 81.83점을 기록했다.

▲ 김진서 ⓒ 강릉, 곽혜미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쇼트프로그램에서 80점을 넘은 것은 차준환이 처음이다. 2위에 오른 김진서는 77.25점으로 국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최고 점수를 세웠다. 경기를 마친 김진서는 "그동안 부상으로 고생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은 항상 잔 부상이 있다. 허리와 발목에 무리가 있었고 오른쪽 손목 연골 손상도 입었다"고 말했다.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니었던 김진서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에 성공했다.

1위에 오른 차준환에 대해 김진서는 "(차)준환이가 국제 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펼친 걸을 보니 선배로서 기쁘고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김진서는 차준환의 선전이 좋은 자극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제가 할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하지만 (차준환에게) 전혀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준환이는 원래 잘 타던 선수고 저도 제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준형 ⓒ 강릉, 곽혜미 기자

'디펜딩 챔피언' 이준형은 64.19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준형은 "준환이를 보면서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준형은 허리 디스크로 올 시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몸이 아프지만 올 시즌 일정(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4대륙선수권대회)을 모두 치르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이준형은 "지금은 주사 치료만 받고 있는데 시즌이 끝나면 부상에서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몸이 매우 좋지 않아 연습을 충분히 못하고 있다. 성적보다 대회를 무사히 마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워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