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이기형 아들 이호재가 아닌 선수 이호재로 봐 주셨으면 한다."

선수 이기형, 감독 이기형은 축구 팬들에게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아버지' 이기형은 어떨까? 축구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아버지' 이기형을 만나 봤다.

인천 유나이티드 이기형 감독의 아들 이호재는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 팀 대건고등학교에서 뛰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지내다 지난해 테스트를 거쳐 대건고에 입학했다. 188cm의 건장한 체격의 공격수로 선수 시절 아버지와 포지션은 정반대다.

같은 팀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감독과 선수로 뛰고 있다. 아직 유소년 팀에 있지만 1군에 콜업 될 경우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부자(父子)처럼 K리그에서 아버지가 감독으로, 아들이 선수로 한 팀에서 뛰는 장면을 볼 수 있다. 

▲ 인천 유나이티드 이기형 감독 ⓒ 한희재 기자
이 감독은 아들에 대해 "뉴질랜드에서 축구를 하다 왔고 한국에서 뛴 선수보다 세밀한 기술은 떨어진다. 하지만 열정이 있고 생각하는 축구를 한다"고 평가했다.

아들과 같은 팀에 함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버지는 성인 팀 감독, 아들은 유소년 팀에 있는 것에 복잡하고 따가운 시선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아들에게 '행동이나 말을 조심하고 사람들의 시선은 네가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걱정이 되지만 슬기롭게 이겨 내야 할 것이다"며 "이기형의 아들이 아닌, 축구 선수 이호재로 봐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아들에게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이 감독은 "외국에서 살아 얘기하고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다. 경기도 보고 영상을 보며 잘된 것과 잘못된 것을 얘기해 준다. 단 무겁게 애기하기 보다 장난스럽게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성인 팀에 합류한 인천 유소년 출신 김진야와 이호재의 나이 차이는 2살이다. 2년 후 이호재가 김진야처럼 성인 팀에 합류할 수도 있다. 이 감독은 "당연히 잘해야 된다는 것이 기본 전제다"며 성인팀 콜업에 대해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이 감독은 "나도 초보 감독이고 아들도 한국에 온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얼마 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했고 다른 것 신경 쓰지 말고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아들이 K리그에서 명성을 날린 데얀(FC 서울) 같은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웃어 보였다.

이기형 감독은 아들에 대해 냉철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기형 감독의 바람대로 이호재가 훌륭한 선수로 성장한다면 부자가 한 팀에서 감독과 선수로 뛰는 특별한 장면을 K리그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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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인천 이기형 감독, "아들 이호재, 데얀 같은 선수 되길" ⓒ 촬영 한희재 기자 / 영상 송경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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