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그닝요 ⓒ부천FC
[스포티비뉴스=남해, 유현태 기자] 부천 FC1995에는 특별한 외국인 선수 바그닝요가 있다. 구단 관계자들이 '부천판 아디'가 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선수다. 아디는 2006년 FC 서울에 합류해 K리그 264경기에 출전했고 은퇴 뒤에도 서울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 가고 있는 '서울 맨'이다.

바그닝요는 지난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9득점 3도움을 올리며 부천의 K리그 챌린지 3위를 이끌었다. 공격 포인트 외에도 성실한 플레이 스타일로 호평을 받았다. 부천은 바그닝요와 함께 K리그 클래식 승격의 꿈을 눈앞에 뒀지만 강원 FC와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추가 시간 마라냥에게 실점하면서 1-2로 졌다. 바그닝요는 후반 3분 만에 퇴장 명령을 받았다.

바그닝요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여러 팀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부천으로 완전 이적을 선택했다.

바그닝요는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뒤 속이 상했다. 구단이나 에이전트에게도 말하기 전에 먼저 가족에게 부천에서 내년에도 뛰겠다고 말했다"며 "승격 실패가 모두 레드카드를 받은 나 때문인 것 같았다"고 부천에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바그닝요를 부천으로 돌아오게 한 것은 책임감만이 아니었다. 바그닝요는 "항상 뜨거운 응원을 하는 부천 팬들이 좋다. 그리고 부천이란 도시 자체를 사랑한다"며 부천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나타냈다. 

부천 구단에도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경기장을 찾아온 가족들에게 신경 쓰는 자세에 감동했다. 경기장을 찾은 아이들과 구단 직원들이 허물없이 공놀이도 함께하며 어울리는 것은 브라질에서 상상할 수 없다. 가족 같은 부천 FC로 꼭 돌아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천의 홈경기 뒤 바그닝요의 아들과 딸이 믹스트존에서 직원들과 공을 차는 장면은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 바그닝요는 부천의 부주장이 됐다. 그는 "부주장이 된 뒤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지난해 주심하고 싸운 적이 많았다. 카드도 줄이고 주심과 다투거나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그닝요는 "한국 선수들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 한국말을 얼른 배우고 싶다. 내년에는 부주장이 아니라 주장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천 강샛별 통역은 "바그닝요가 지금까지 부천에서 만난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라며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이끄는 외국인 선수의 존재는 부천의 클래식 도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갈매기살을 가장 좋아한다는 바그닝요가 2017년 부천과 함께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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