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태 ⓒ부산 아이파크
[스포티비뉴스=순천, 유현태 기자] 박준태가 상주 상무에서 자신에게 날개를 준 조진호 감독과 부산 아이파크에서 재회했다. 

24일 전지훈련지 순천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박준태는 부산에 합류한 이유를 묻자  "부산에 연고지도 없다. 놀러 와본 적도 많지 않다. 선수들도 잘 모른다. 다른 팀보다 유독 부산에 아는 선수도 적다. 감독님이 따로 부탁을 하셔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준태는 김보경, 오재석, 이범영, 이승렬 등 A대표 선수들과 함께 용인축구센터에서 함께 활약했다. 박준태의 뛰어난 개인 기술과 드리블 돌파로 고교 무대를 평정했지만 프로 무대는 쉽지 않았다. 2009년 울산 현대를 시작으로 인천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를 거쳤지만 그가 맡은 임무는 주로 후반 교체로 투입돼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였다. 거칠고 빠른 K리그에서 다소 왜소한 박준태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박준태는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체중이 지금보다도 3,4kg 정도 적었다. 체력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2015년 입대 전까지 올린 성적은 6시즌 동안 98경기 9골 2도움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 박준태를 살려준 이다. 그는 "재작년까지 경기에 많이 못 나왔다. 경기력도 많이 떨어지고, 나이는 한살씩 늘었다. 정말로 은퇴 생각을 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합류한 상주에서 2016년 박준태는 그의 능력을 믿고 날개를 달아준 조 감독을 만났다. 그는 "게임을 안 뛰던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는 게 어떤 팀이든 어떤 감독님이든 쉽지 않다. 정말로 은퇴 생각을 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감독님 부임하시면서 기회를 많이 주셔서 반전을 이루도록 해주셨다"며 조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박준태는 조 감독의 신뢰 아래 24경기에 출전해 8골 1도움을 기록했다.

박준태는 더이상 '반쪽 선수'가 아니다. 그는 "운동을 꾸준히 했고 경기를 많이 출전하니 이제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조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도 그에게 잘 맞는다. 그는 "조 감독님의 공격적인 축구가 잘 맞아서 90분을 모두 뛸 수 있는 것 같다. 수비 축구를 하면 지금도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다. 공중볼을 다투기에 큰 키도 아니지 않나"라며 이제 풀타임 출전에도 문제가 없다고 알렸다.


박준태는 "감독님이 평소 공격수에게 자신있게 하고 실수를 두려워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며 "조 감독님은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 상주에서도 K리그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직 부산에서 조진호 감독님의 축구가 제대로 구현될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재미있을 것"라고 조진호 감독의 축구를 설명했다.

지난 시즌 14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박준태는 환상적인 칩샷으로 골을 터뜨렸다. 그는 "주변에서 인생 최고의 골이라고 꼽더라. 어렸을 때부터 자주 했던 것이라 그리 특별하진 않다. 그렇지만 다른 팀이었다면 못했을 것 같다. 실수하면 감독님들한테 혼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조 감독님은 과감한 시도를 좋아하신다. 골키퍼 나오면 또 키를 넘기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 아래서 부산이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축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박준태는 "처음엔 승격이 당연히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다"며 새로운 시작을 맞는 자세를 설명했다. 그는 유난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의 승격이나 개인 성적보다 경기력 유지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력이 좋으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 감독이 추구하는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만난 자신을 '행운아'라고 말하는 박준태의 시야는 이제 자신을 넘어서 팀을 향해 있었다. 평소 말이 없어 이전 소속 팀에선 선배 선수들에게 혼나기도 했다는 박준태는 "선참 선수들부터 어린 선수들까지 서로 경기에 대해 맘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한 성격이지만 팀을 위해 말도 많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하고 있다"는 박준태에게서 성숙한 자세가 느껴졌다. 조 감독의 '애제자' 박준태가 자신의 은인과 팀에 행복한 2017년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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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K리그] 박준태의 환상적인 칩샷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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