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아나 보스코비치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29)이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두 번째 우승 꿈을 놓쳤다. 그러나 리그 우승이 남아 있다.

김연경 소속 팀 페네르바체는 지난 5일 터키 이스탄불 엑자시바시 스포츠 살롱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CEV 여자 배구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6에서 엑자시바시에 세트스코어 1-3(31-29 14-25 25-27 23-25)으로 역전패했다.

CEV 챔피언스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은 홈과 어웨이에서 두 번 경기를 치른다. 두 경기에서 성적과 세트 득실률이 앞선 팀이 파이널에 진출한다. 챔피언스리그 파이널은 4개 팀이 진출한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3개 팀과 파이널을 개최하는 팀이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플레이오프에서 엑자시바시를 만난 페네르바체는 1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페네르바체는 엑자시바시를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그러나 2차전에서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세트 득실률에서 앞선 엑자시바시는 페네르바체를 따돌리고 결선에 진출했다.

페네르바체는 정규 시즌 14연승 행진을 하며 19승 3패를 기록했다. 정규 시즌 2위에 오른 페네르바체는 플레이오프에서 7위 팀 할크방크를 만났다. 1차전에서 페네르바체는 고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이겼다. 1차전에서 자극을 받은 페네르바체 선수들은 2차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했고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터키 리그 준결승도 3전2선승제로 진행된다. 결승 길목에서 만난 팀은 같은 이스탄불을 연고지로 둔 엑자시바시다. 페네르바체는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 이어 다시 한번 엑자시바시와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선수 출전에 대한 제한이 없다. 반면 터키 리그는 터키 국적 외 다른 국적 선수들은 한꺼번에 3명만 나설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엑자시바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 주역인 세르비아의 티아나 보스코비치, 세터 마쟈 오그네노비치는 물론 미국의 조던 라르손, 레이첼 아담스, 러시아의 타티아나 코셀레바가 한꺼번에 코트에 나섰다.

▲ 2016~2017 시즌 CEV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스파이크하고 있는 김연경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페네르바체도 김연경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 눗사라 떰꼼(태국) 마렛 발켄스타인(네덜란드)을 출전시켰지만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195cm인 왼손 장신 공격수 보스코비치를 막지 못한 점이 패인이 됐다.

이제 스무 살인 보스코비치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세계 최고 왼손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17살의 어린 나이에 세르비아 국가 대표로 발탁된 그는 큰 무대 경험을 하며 성장했다. 그는 2014년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국제 무대에 알렸다. 처음에는 공격은 위력적이지만 범실이 많고 기복이 심한 약점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그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알토란 같은 점수를 올리는 해결사로 성장했다. 세르비아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층 성장한 보스코비치의 맹활약에 큰 힘을 얻었다. 세르비아는 '죽음의 조'로 불린 B조에서 이탈리아, 푸에르토리코, 중국 등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세르비아의 기세는 무서웠다. 8강전에서 러시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고 우승 후보 미국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눌렀다. 결승전에서 중국에 1-3으로 졌지만 세르비아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엑자시바시는 2014년 유럽주니어선수권대회 MVP인 보스코비치를 2015년 영입했다. 보스코비치는 지난해 FIVB 클럽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엑자시바시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와 베스트 아포짓(라이트) 공격수 상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같은 국적 동료인 오그네노비치가 엑자시바시에 합류한 점이 보스코비치의 어깨 부담을 덜어 줬다.

▲ 티아나 보스코비치 ⓒ GettyImages

보스코비치는 페네르바체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7점을 올렸다. 두 팀을 통들어 가장 많은 득점을 했고 공격 성공률은 47%를 기록했다.

페네르바체의 약점 가운데 하나는 아포짓 공격수다. 폴렌 우슬레팔라반(터키)와 나탈리아 그리고 마렛이 번갈아 가며 라이트 포지션에 있지만 보스코비치의 막강한 공격력과 비교해 열세다.

이번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보스코비치는 예전과 다르게 다양한 공격으로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흔들었다. 과거 강타 위주의 공격을 펼친 그는 연타와 페인트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보스코비치를 막는 것은 물론 주전 선수들의 몸 상태를 회복하는 것도 페네르바체의 과제다.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김연경은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나탈리아도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고 나머지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이 있다.

올 시즌 페네르바체와 엑자시바시는 정규 시즌과 터키 컵,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5번 만났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페네르바체가 3승 2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한편 SPOTV플러스는 8일 저녁 6시 55분부터 페네르바체와 엑자시바시가 맞붙는 터키 리그 준결승 1차전을 위성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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