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천안, 김민경 기자] "선수들이 간절했고, 선수들만큼 팬들도 간절했다. 감동이 컸다."

현대캐피탈 주장 문성민(31)이 5일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서 만나 직접 유니폼에 3번째 별을 달게 된 소감을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2006~2007시즌 이후 10년 만에 챔피언에 올랐다. 그 중심에 주포 문성민이 있었다. 문성민은 챔피언 결정전 5경기에서 125점을 올리며 우승에 큰 힘을 보태 MVP로 뽑혔다.

V리그에서 뛰면서 처음 우승을 맛본 기분을 물었다. 문성민은 "이 맛에 우승하는구나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께서 늘 우승 뒤에 위기라고 하셨다. 선수들이 마음에 준비를 잘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 문성민 ⓒ 천안, 한희재 기자
챔프전 초반 문성민은 크게 흔들렸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답답한 마음에 "큰 경기에 약한 거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성민은 "위기에 닥쳤을 때 헤쳐나가는 법을 배웠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은 하셨지만, 1차전부터 못했던 건 사실이고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이어 "1차전부터 기선 제압이 중요한데, 주 공격수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을 못 했다. 선수들이 저보다 즐기는 게 보였고, 선수들이 저를 많이 이끌어줬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문성민은 평소 낯을 가리는 편이다. 많은 사람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팬이 사진 촬영이나 사인을 요청하면 땀을 흘릴 정도다. 최 감독은 그런 문성민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문성민은 "조금 더 책임감을 느끼란 의미로 맡기신 거 같다. 저도 주장이 되면서 더 둘러보게 되고, 선수로서 성숙해진 거 같다"며 만족했다.

주장으로서 올 시즌 스스로 몇 점을 주고 싶은지 물었다. 문성민은 "올 시즌은 반 이상 한 거 같아서 60점을 주고 싶다. 앞으로 더 좋아질 팀이고, 좋아져야 해서 앞으로가 기대된다"며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기도 하지만, 다른 선수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수들에게 고마웠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 문성민(오른쪽)과 아들 시호 ⓒ 천안, 한희재 기자
아들 시호는 챔피언 결정 2차전 이후 배구팬들에게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최 감독이 2세트까지 흔들리는 문성민에게 "너는 문시호의 아빠다"라고 한 게 화제가 됐다. 

당시 기분을 물었다. 문성민은 "그때 제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상태였다. 감독님께서 벤치에 앉게 하면서 '너는 시호의 아빠'라고 한마디 하셨다. 그 전까지 가졌던 잡생각, 집중하지 못했던 게 한번에 날아가면서 다시 한번 책임감을 느꼈다"고 되돌아봤다.

아빠가 되면서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문성민은 "감독님께서 아내를 잘 만난 거 같다고 하셨다. 결혼하고 사람이 된 거 같다고 말씀하신다. 철이 든 거 같고, 아내가 내조도 잘해 주고 제가 배구만 할 수 있게 옆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승 뒤 위기'라고 강조하며 다음 시즌 준비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문성민은 "저희 팀은 앞으로 더 강해지고 잘할 수 있는 팀이다. 선수들도 기대가 되고, 저희가 스피드배구를 하면서 한국 배구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 스피드배구와 자부심으로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영상] 문성민 인터뷰 ⓒ 촬영 한희재 기자, 편집 이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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