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고민이 많았다. 예상대로 출발은 좋지 못했고 8경기를 하며 5승 3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똘똘 뭉쳤고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월 열린 터키 컵에서는 객관적으로 전력이 한 수 위로 평가를 받은 엑자시바시와 바키프방크를 차례로 물리치며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김연경(29)의 소속 팀 페네르바체는 올 시즌 정규 리그가 끝날 때까지 1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자 팀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6에서는 엑자시바시에 발목이 잡혔다. 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도 엑자시바시에 무릎을 꿇었다.

▲ 페네르바체 선수들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엷은 선수층이 불러온 위기,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김연경과 나탈리아

김연경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와 비교해 우리 팀은 외국인 선수가 적다. 이 점이 고민인데 앞으로 잘 준비해서 이겨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적극 영입했다. 바키프방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MVP인 주팅(중국)을 데려왔다. 주팅은 바키프방크에 있던 로네크 슬뢰체스(네덜란드) 멜리나 라시치(세르비아)와 세계 최강의 삼각 편대의 일원이 됐다. 미국 국가 대표 팀의 기둥인 킴벌리 힐이 백업으로 밀릴 정도였다.

엑자시바시는 러시아 최고 공격수인 타티아나 코셀레바를 영입했다. 이 팀에는 코셀레바 외에 티아나 보스코비치 마쟈 오그네노비치(이상 세르비아) 조던 라르손 레이첼 아담스9이상 미국) 등 걸출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선수층이 두꺼운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는 주전 선수들을 고르게 교체하며 시즌을 보냈다. 주전 선수들은 무리하지 않고 충분하게 컨디션을 조절하며 중요한 경기를 대비했다.

이와 비교해 페네르바체는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와 세터 눗사라 떰꼼(태국)을 데려오는데 그쳤다. 시즌 도중 수비 능력이 뛰어난 마렛 발켄스타인(네덜란드)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그러나 페네르바체의 선수층은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와 비교해 탄탄하지 못했다.

김연경과 나탈리아는 터키 리그와 터키 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면서 좀처럼 휴식하지 못했다. 매 경기 팀의 해결사로 활약한 이들은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자 무릎에 부상이 왔다.

김연경은 터키 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모처럼 쉴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팀이 세트스코어 1-2로 밀리자 4세트부터 코트에 나섰다. 4세트부터 뛴 김연경은 10점을 올리며 위기에 몰린 팀을 구했다. 나탈리아는 매 경기 주전으로 나서며 선전했다. 빡빡한 일정을 치르며 좀처럼 쉬지 못한 김연경과 나탈리아는 중요한 유럽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와 터키 리그 준결승을 앞두고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

▲ 엑자시바시와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김연경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터키 선수들의 경쟁에서 밀린 페네르바체

터키 리그는 선수 출전에 제한이 없는 챔피언스리그와는 달리 외국인 선수가 한꺼번에 3명만 출전할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해 터키 리그는 터키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페네르바체는 터키를 대표하는 미들 블로커인 에다 에르뎀이 있다.

그러나 에다를 제외하면 페네르바체에 있는 터키 선수들은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와 비교해 떨어진다. 8일 열린 터키 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엑자시바시는 코셀레바 대신 네슬리한 디미르 귈러(터키)가 맹활약했다.

네슬리한은 페네르바체의 폴렌 우슬레팔라반(터키)과 터키를 대표하는 왼손 공격수다. 노련미에서 우슬레팔라반보다 한 수 위인 네슬리한은 이 경기에서 팀 최다인 16점을 올렸다.

리베로 싸움에서도 엑자시바시 선수들이 페네르바체의 멜리스 일마즈와 메르베 달베레르(이상 터키)를 압도했다. 준결승 1차전에서 엑자시바시의 리시브 성공률은 51%였지만 페네르바체는 31%에 그쳤다.

김연경과 나탈리아의 공격력이 한풀 꺾인 페네르바체는 올 시즌 나타난 끈끈한 조직력도 실종됐다. 준결승 1차전에서 무릎을 꿇은 페네르바체는 벼랑 끝에 몰렸다. 남은 2차전에서 3-0, 혹은 3-1로 이겨야 골든 세트로 갈 수 있다. 만약 두 세트를 내주면 페네르바체의 결승 진출은 실패한다.

페네르바체와 엑자시바시가 맞붙는 터키 여자 프로배구 준결승 2차전은 오는 13일 새벽에 열린다. SPOTV는 13일 0시 50분부터 이 경기를 위성 생중계한다.

[영상] 페네르바체 VS 엑자시바시 터키 리그 준결승 1차전 하이라이트 ⓒ SPOTV 미디어서비스팀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