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막강한 경쟁자가 나타나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걸 '메기 효과'라 부른다. 두산 베어스는 시즌 시작 2주 만에 내야에 긴장감을 불어 넣을 메기를 찾아 나섰다. 포수 최재훈(28)을 한화 이글스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오른손 거포 내야수 신성현(27)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독주 체제를 유지하며 21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룬 지난해를 되돌아보면 '경쟁'이 있었다. 외야수 김재환과 박건우는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떠난 좌익수 한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두 선수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빠르게 성장했고, 주전 중견수 정수빈(경찰청)을 벤치로 내몰며 외야 한 자리씩 차지했다. 

내야수 오재일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중반 옆구리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으나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와 경쟁 끝에 주전 1루수로 자리 잡았다. 3루수 허경민은 144경기를 꿋꿋이 버티며 상무에서 제대한 이원석(삼성 라이온즈)이 들어갈 틈을 주지 않았다.

올 시즌은 달랐다. 경쟁 구도가 그려지지 않았다. 내야는 허경민(3루수)-김재호(유격수)-오재원(2루수)-오재일(1루수), 외야는 김재환(좌익수)-박건우(중견수)-민병헌(우익수), 지명타자는 에반스로 자리가 굳어졌다. 지난해 김재환과 박건우만큼 주전을 위협할 만한 활약을 펼치는 백업 요원이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인물이 필요했다.

신성현은 18일 두산 유니폼을 입자마자 1군에 합류해 홈에서 삼성과 치른 2경기에 모두 나섰다. 18일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 2사 1, 3루에서 좌익수 쪽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삼성 좌익수 김헌곤의 호수비에 막혔다. 19일은 8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어 2타석 모두 범타로 물러난 뒤 7회 수비 때 허경민과 교체됐다. 아직 인상적인 활약은 펼치지 못했지만, 기존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긴장감은 주고 있다.

신성현은 내야 모든 포지션을 뛸 수 있다. 당장 변화를 준다면 부진한 2루수 오재원에게 잠시 휴식을 줄 수 있다. 유격수 김재호와 함께 두산 내야를 이끌고 있지만, 올 시즌 15경기 타율 0.172 1타점에 그치고 있다. 1경기를 빼면 모두 2번 타자로 나섰는데, 출루율 0.294에 머물며 중심 타선에 득점 기회를 연결하지 못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던 3루수 허경민과 1루수 오재일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신성현을 데려오면서 시작은 백업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신성현이 보여주는 만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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