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이교덕 기자]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마음이었을까?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UFC 최고의 흥행카드 중 백미(白眉)인 존 존스(28,미국)를 과감히 쳐냈다.

존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의 한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이를 수습하지 않고 차를 버려둔 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차 안에선 대마초와 대마초 파이프가 발견됐으며 피해자인 20대 임산부는 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수배령이 떨어지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난 27일 오후에야 경찰서에 나타나 조사를 받은 존스는 그날 밤 보석금 2500달러를 내고 단기수용소에서 풀려났다. 타 지역으로 여행은 가능하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법적인 처벌이 불가피하다.

데이나 화이트는 로렌조 퍼티타 회장과 협의 하에 지난 28일 존스의 라아트헤비급 챔피언 타이틀 박탈을 결정했다.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까지 내렸다. ▲음주운전으로 공중전화를 들이받고(2012년) ▲기자회견에서 상대에게 주먹을 휘두르고(2014년) ▲경기기간 외 약물검사에서 코카인이 적발되던(2015년) 때와 대처가 달랐다. 존스를 더 이상 두둔하지 않았다.

그는 29일 ESPN과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존스는 여러 번의 기회를 받았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이제 그는 옥타곤 밖의 일을 처리해야 한다. 우리는 그가 이 일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나 화이트는 존스의 타이틀을 박탈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미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었다. 그는 선수를 관리하는 단체의 대표이면서 대회를 흥행시켜야 하는 프로모터이기도 했다. 역대 최고의 대진이라고 평가받던 UFC 187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다.

차선책은 다니엘 코미어(36,미국)의 투입이었다. 오는 5월 UFC 187 메인이벤트에 코미어를 내세워 앤서니 존슨과 챔피언 결정전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코미어는 "존스의 타이틀 박탈이 공식 발표되기 전, 화이트와 로렌조 퍼티타에게 전화가 왔다. 원래 오는 6월 라이언 베이더 전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초점을 조금만 당기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존스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에 대해 대부분의 파이터들과 관계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클 키에사는 "챔피언이 된다는 것은 경기를 이겨나가야 된다는 것만 뜻하지 않는다. 종합격투기를 위해서도, 존스를 위해서도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에릭 코크는 "UFC와 데이나 화이트의 결단에 감사하다"고 했고, 해설위원 조 로건은 "UFC는 옳은 일을 했다. 사고를 당한 여성이 건강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동안 존스는 옥타곤을 떠나 자신이 저지른 사고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챔피언 자격이 상실됐고, 대형스폰서 리복이 떨어져 나갔다. UFC 공식랭킹에서도 이름이 지워졌다. 도덕적인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 선수생활 최대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존스에게 기회는 아직 있다. 데이나 화이트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했지만, 존스를 UFC에서 퇴출시키지 않았다. 존스를 완전히 저버린 것은 아니라는 의미. 제갈량처럼 마속의 목을 친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존스가 '유배'를 갔다가 돌아와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옥타곤에 다시 설 때를 기대하고 있다.

"존스는 우리의 빅스타들 중 하나다. 그는 위대한 파이터 중 하나였다. 이제 존스는 법적은 문제에 직면했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출전을 중지시켰고 타이틀을 박탈했다. 종합격투기 밖에서 처리해야할 일이 있다. (존스가 모든 일을 잘 처리한 후에)우리는 그가 언제 복귀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나 화이트의 읍참마속이 결국 '존스 죽이기'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존스 살리기'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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