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아성이 '자체발광 오피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배우 고아성(25)은 조근조근 자신의 진심을 꺼냈다. 빠르진 않지만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나갔고, 그 안에서 ‘자체발광 오피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고아성은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극본 정회현, 연출 정지인 박상훈)에서 은호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시한부 삶에 충격 받고 180도 변신을 선언한 슈퍼 을의 사이다 오피스 입문 드라마로, 공감 넘치는 대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아성은 지난해 영화 ‘오피스’에서도 회사원을 연기했다. 비슷한 소재를 택한 이유에 대해 “‘오피스’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회사라는 공간 안에서 무언가 이뤄지는 것들이 재미있었다. 매일 같은 사람들을 만나서 한 공간 안에서 풀어가는 매력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호감이 갔다. ‘오피스’와 ‘자체발광 오피스’는 장르 자체가 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자체발광 오피스’ 제작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고아성은 “유난히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 장르 특성상 매 순간 들떠있어야 했다. 평소에 그런 편이 아니라 걱정했는데 스태프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이상하게 스태프들이 기억에 맴돈다. 너무 친하게 지냈다. 원래 그런 편인데, 이번에 유독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이번 작품에서 카메라 감독과 몇 번이나 교감을 나눴다. 시청자 이전에 최전선에서 배우 고아성의 연기를 보는 사람이기에 그만큼 호흡이 중요할 터.

고아성은 “호원이가 시한부인걸 알고 나서 병원에 가서 수술하기로 마음먹고 출근하는 장면이 있다. 회사 전경을 바라보는데 너무 의도해도 안 되지만 신경을 써야했다. 카메라 돌 때 묘하게 시선을 따라가야 했다. 그 신을 찍고 쾌감이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카메라 감독님도 그 신을 찍을 때 재미있었다고 했다. 매 컷이 재미있지 않은데 쾌감이 있었다는 말씀을 주셨는데 너무 감사했다”며 ‘자체발광 오피스’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 고아성이 은호원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고아성은 은호원을 연기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고. 고아성은 “그동안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은 현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역할이 많았다. ‘설국열차’의 요나도 그랬고, 경험자가 없는 역할이 많았다. 그래서 현실적인 인물이 끌렸던 것 같다”면서도 “막상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어려웠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감독님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털어놨다.

“은호원을 연기하기 어렵기도 했어요. 평소에 목소리도 작은 편이고, 어느 공간에서 큰 소리를 내는 게 익숙하지 않은 편이고요. 소리를 질러본 적도 없어서 어색했죠. 면접관 앞에서 먹고 살려고 지원했다고 소리치는 것도 어색했어요. 그런데 계속 하다보니까 되더라고요. 오히려 제 모습이 아니라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아성에게 ‘자체 발광 오피스’는 특별했다. 극중 자신이 시한부라고 오해했던 은호원은 남은 인생 동안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겠다고 한다. 고아성에게 은호원의 모습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는 “호원이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며 “공포에 함몰되지 않고 하고 싶었던 걸 계속 하겠다. 연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는 고아성.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꽤 많이 애드리브를 했다. 고아성은 “경쟁 가구 매장에서 하석진 선배랑 찍은 신도 애드리브였다”며 “매장 직원이 저희에게 신혼이냐고 묻는데, 제가 갑자기 하석진 선배에게 반말을 했다. 이번 작품은 호기심과 창의력이 막 나왔다. 슛 들어가면 더 생각나더라. 사실 그 신은 방송에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나왔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 고아성이 연기의 매력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1997년 아역 모델로 데뷔한 고아성은 영화 ‘괴물’ ‘설국열차’ ‘우아한 거짓말’ ‘오빠 생각’,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등에 출연하며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로 안착했다. 고아성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리게 보는 분들도 많다”며 “만약 성인 연기자로 잘 전환했다고 인정된다면 비결은 ‘신경 안 썼다’이다. 성장은 자연스러운 거다. 전략적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면 거부감이 들었을 것 같다. ‘렛 잇 고(Let it go)’ 하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고아성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지만, 연기는 저 혼자 해야 되는 부분도 있다. 슬럼프도 있었고, 계속해서 이미지를 깨 나가야 하는데 혼자 해결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함께 작품을 만들어내면서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도 들고 소속감을 많이 느끼는 직업인 것 같다”고 밝혔다.

‘자체 발광 오피스’를 촬영하면서 “공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제일 기뻤다는 고아성은 “여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다”면서도 “드라마에서 그나마 여배우의 역할이 크다. 제 끼를 다 펼치고 싶은 무대가 필요했고 촬영하면서 은호원의 희로애락을 연기했다. 애처럼 까불고, 정말 슬프기도 했다. 분노하기도 하고, 엄마랑 싸우고 주저앉아서 울 때도 있었다. 많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이었다”고 고백했다.

“드라마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공부의 신’을 촬영할 때 어떤 학생이 쪽지를 보내서 드라마를 보고 위로를 얻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그렇게 실감을 못했어요. 그런데 그 일을 계기로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연기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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