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지난 21일 삼성과 경기가 끝나고 사의를 표명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성근 감독의 결정은 올 시즌 한화 박종훈 단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예견된 과정이었다.

한화는 박 단장을 새로 앉힌 2017년을 구단 개혁의 해로 삼겠다며 현장과 프론트를 철저하게 이원화했다. 박 신임 단장이 선수단 운영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아 팀 내 유망주 관리에 집중하고 김 감독은 현장에 무게를 실어 성적과 미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고 선언했으나 SK 시절부터 선수단 운용에 전권을 갖고 있던 김 감독에겐 권한 박탈이나 다름없었다.

김 감독과 박 단장은 올 시즌 충돌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 일본 전지훈련에서 박 단장이 선수들을 보기 위해 훈련장에 나타나자 김 감독은 "왜 단장이 여기에 있느냐"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마찰은 시간이 흐르면서 커졌다. 지난달 김 감독이 김혁민 등 퓨처스리그 선수 4명을 직접 보기 위해 몇 명을 1군으로 불렀으나 박 단장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2군은 김 감독의 영역 밖"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단장은 "직접 보고 싶으면 정식으로 엔트리에 등록해야 한다. 퓨처스리그에서 뛰어야 하는 선수들 데려가면 어쩌나"라고 불편해했다.

신성현과 최재훈의 트레이드도 김 감독에게는 탐탁지 않았다. 박 단장은 "구단에서 결정하고 현장에서 확인을 했다"고 밝혔으나 김 감독은 "내가 감독실에 들어오니까 문서 작업이 이미 끝나 있었다"고 허탈해 했다.

줄어드는 권한에 김 감독은 지난 21일 삼성과 경기가 끝나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할 수 밖에 없었다. 한화는 김 감독 부임 첫 해인 2015년 6위, 지난해 7위 그리고 올 시즌까지 3년 동안 331경기에서 152승3무176패(승률 0.46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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