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세계 최강자 커제 9단과 최종 국에서도 완승했다.

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인터넷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마지막 3국에서 커제 9단을 209수만에 흑 불계로 이겼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과 세 차례 대국에서 한번도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알파고는 지난 23일 1국에서는 커제 9단을 289수만에 백 1집 반으로 꺾었고 25일 2국에서는 15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1·2국 연승으로 알파고는 바둑의 미래 서밋 우승을 확정한 상태에서 3국에 나섰다. 커제 9단은 자신의 바람대로 백번을 잡았다. 커제 9단은 세계 대회 본선에서 백을 잡았을 때 승률이 81%에 이를 정도로 백번에 강하다.

커제 9단은 1국에서 시도했던 '알파고식' 실리형 바둑이 아닌 자신의 기풍대로 공격적인 바둑을 펼쳤다. 그러나 알파고의 탄탄한 바둑에 번번이 가로막힌 커제 9단은 결국 돌을 던졌다.

커제 9단은 초반 양 화점으로 침착하게 출발했으나 우하 귀 흑진에 침입했다가 알파고의 응수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좌변 접전에서도 실점했다. 우변에서 집을 챙기며 힘겹게 형세의 균형을 이뤘으나 상변 싸움에서 심각한 피해를 봤다.

커제 9단은 알파고의 상변 흑집에 뛰어들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으나 알파고의 완벽한 수비에 큰 집을 내줬다. 이후 알파고는 하변 끝내기에서 여유 부리듯 손해 수를 둬 집 차이가 줄어드는 듯했다.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인 커제는 형세를 뒤집기 위해 중앙 끝내기에서 무리수를 연발했으나 알파고가 하변에서 중앙으로 커제의 흑 대마를 잡아 승부를 결정 지었다.

이 대국의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었다.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17억 원)은 알파고에게 돌아갔다. 커제 9단은 30만 달러(약 3억4,000만 원)의 대국료를 받는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때 이세돌 9단 거둔 1승은 지금까지 인간이 알파고에게서 따낸 유일한 승리다.

알파고는 지난해 12월 말과 올해 1월 사이 한국·중국·일본 프로 기사들에게 비공식 60연승을 거두며 한층 강해진 기력(棋力)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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