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상이 '터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제공|OCN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무대 위의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에 홀딱 반한 청년이 어느새 어엿한 배우가 됐다.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배우 김민상(49)을 만났다. 

김민상은 OCN 주말드라마 ‘터널’(연출 신용휘, 극본 이은미,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연쇄 살인마 목진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터널’은 1986년 터널에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던 열혈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가 2017년으로 의문의 시간 이동을 하게 되고, 엘리트 형사 김선재(윤현민 분), 범죄 심리학 교수 신재이(이유영 분)와 함께 3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의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린 작품.

‘터널’은 사이다 전개, 미친 엔딩, 배우들의 열연 등에 힘입어 높은 인기를 누렸다. ‘터널’ 최종회는 평균 6.5%, 최고 7.1%를 기록하며 OCN 오리지널 역대 최고 시청률의 달성했다.

김민상은 ‘터널’ 종영 후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관계자 분들도 그렇고 처음에 시청률 3%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대본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다. 두 배가 넘게 나오지 않았느냐”며 “후반부 갈수록 일주일 내내 한두 시간 자고 찍었다. 힘들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시청자들의 관심이었다. 많은 분들이 봐 준다는 게 힘이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민상은 처음에 ‘터널’ 대본을 받고 깜짝 놀랐다. 그는 “처음에 1~4부 대본을 받아서 보는데 속 시원했다. 작가님을 실제로 봤을 때 깜짝 놀랐다. 여리 여리하고 소녀 같은 분이더라. 그런데 글에서 힘이 느껴졌다. 흘림체 같은 느낌인데 거침이 없더라”며 “작가님이 배포가 있다. 범인을 숨기고 맞혀보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다 드러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터널' 김민상이 이유영을 칭찬했다. 제공|OCN
연쇄 살인범 목진우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목진우의 정체가 들통나지 않았을 때 캐릭터 구축도 어려웠고, 전문 용어들을 외우는 게 힘들었다. 목진우가 돌변하고 나서는 감정신을 연기하는 게 힘들었다. 시간은 없고, 맞춰볼 시간도 안 됐다. 목진우의 감정에 도달해서 바깥으로 끌어내야하는데 시간이 없다보니 도달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민상은 목진우를 연기하면서 특정 인물이나 작품을 참고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것을 참고하는 게 저한테는 큰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제 안에서 찾는 게 도움이 된다. 그 배우를 흉내를 내려고 하면 그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 밖에 안 되지 않나. 대본을 많이 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상은 독특한 목진우의 화법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민상은 “‘자네’, ‘~했는가’ 하는 말을 평소에 써 본적이 없다.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다”며 “하지만 제가 하는 말투로 바꿔서 연기하면 작가님이 써놓은 목진우 캐릭터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이런 말투를 쓰면서도 단조롭지 않게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런가하면 김민상은 ‘터널’ 배우들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유영이 정말 연기를 잘해줬다. 저는 조르는 척만 하고, 머리를 잡기만 했는데 몸을 잘 쓰더라. 스태프들도 오해할 정도로 연기를 했다”며 “저는 목에 손을 대지도 않고, 머리를 당기지 않았는데, 스태프들이 ‘살살 하라’고 말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모든 배우들이 잘해줬지만 조희봉이 초반에 형사 팀 이야기를 잘 구축해줬다. 과거에서 미래로 오는 등 캐릭터들이 초반에 안착하기 힘들 수 있었다. 조희봉이 그 안에서 캐릭터들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잘 해줬다. ‘터널’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잘 해줬다고 생각한다. 정호영도 정말 잘해줬다”고 말했다.

▲ '터널' 김민상이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OCN
1992년 연극 '바리데기'로 데뷔한 김민상. 어린 시절, 명확한 꿈이 없었다는 그는 대학교 재수 시절, 평생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할까 고민했다. 김민상은 불연 듯 자신이 중학교 때 본 연극 한 편을 떠올렸다. 자신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준 무대의 열정과 에너지 속에 있고 싶었던 그는 서울예술대학교에 합격,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연기가 재미있다”는 김민상. 그는 “사람이 왜 태어나고, 왜 사는지에 대해 다들 궁금해 한다. 저도 명확한 답은 못 내리겠다. 하지만 행복하게 살다가 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제가 가장 행복할 때는 내가 인정받을 때의 행복지수가 가장 크더라, 부모님에게 자식으로 인정받을 때, 남편으로서 인정받을 때, 배우로 인정받을 때 행복하다. 관객들에게 우렁찬 박수를 받을 때 너무 행복하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사는 것이 내가 행복한 삶이구나 싶다. 그러다보니 연기하는 게 즐겁고 행복하고 인정받으면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연기를 쉬기도 했다. 그 시간 동안 호프집 주방장부터 노점상까지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다. 하지만 김민상은 그 시절에 대해 “재미가 없었다”며 “결국 재미를 쫒아서 다시 대학로에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기가 너무 그립더라”며 “배우는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상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단호했다. 완벽한 연기는 없는 것 같다는 그는 “여전히 빈틈이 보인다”며 “꽉 채워지지 않은 뭔가가 보인다. 그렇기에 배우 생활을 하는 것 같다. 내일은 채워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연 배우에 대한 욕심은 없습니다. 배우는 선택 받아야 되는 직업이죠. 찾아주지 않을 때 힘들어요. 어떤 역할이든 저를 찾아주는 게 행복하죠. 코미디 연기도 좋고 사이코패스 역도 좋고 다양하게 하고 싶습니다. 한석규 선배님과 손현주 선배님과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습니다. 한석규 선배님은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잠깐 만났어요. 오래 전부터 팬이라 떨리고 긴장되더라고요. 본 받을 점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꼭 다시 연기해보고 싶어요. 배우로서 목표요?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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