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시즌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가 UCL에서 걸어온 길.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박살'을 내며 올라온 레알 마드리드와 '견디며' 승리했던 유벤투스가 맞붙으면 누가 승리를 거둘까. 식상한 말이지만 붙어봐야 안다.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가 4일 새벽(한국 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2016-17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치른다.

5시즌 만에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복귀한 레알 마드리드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결승전까지 왔다. 반대로 6시즌 연속 세리에 A를 제패한 유벤투스는 짠물 수비로 빅이어를 노린다. '모순(矛盾)'의 두 팀이 걸어온 길을 보면 결승전을 예측할 수 있다.


# '창' 레알,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레알은 4강전까지 UCL에서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32골을 득점했다. 경기당 2.67골이다. UCL에서 오른 팀들이 각 리그를 대표하는 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득점력이다.

사실 레알이 가장 득점이 많은 팀은 아니다. 8강에 오른 팀 중 도르트문트가 10경기에서 28골(경기당 2.8골)을 기록했고, 바이에른 뮌헨이 10경기에서 27골(경기당 2.7골)을 기록했다. FC바르셀로나도 10경기에서 26골을 기록해 경기당 2.6골을 기록했다.

레알의 공격은 단순히 골 기록이 무서운 것이 아니다.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자책골 2골을 제외한 30골을 기록한 가운데, 최다 득점자는 역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호날두 10골을 터뜨리며 이번 시즌 UCL에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호날두 외에도 11명의 선수가 골을 기록했다. 카림 벤제마가 5골, 알바로 모라타가 3골을 기록하며 공격수로서 체면을 살렸다.

여기에 '해결사' 세르히오 라모스가 있다. 라모스는 트로피가 걸린 결승전에서 중요한 득점을 터뜨렸다.

▲ '백곰 군단' 레알 마드리드는 UCL 2연패를 노린다.

# '방패' 유벤투스, 경기당 실점 0.25골

레알에 공격형 'BBC(가레스 베일, 벤제마, 호날두)' 삼총사가 있다면, 유벤투스엔 수비형 'BBC(레오나르도 보누치, 안드레아 바르찰리, 조르지오 키엘리니)' 삼총사가 있다. 그 뒤엔 2000년대에 이어 2010년대를 호령하고 있는 지안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있다.

유벤투스가 12경기에서 3실점을 했을 뿐이다. 경기당 0.25골을 내줬을 뿐이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바르사와 8강전이다. 1,2차전 합계 3-0으로 승리를 거뒀는데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이 동시에 출전하고도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전후좌우 간격을 유지하고 하나의 생물체처럼 움직이던 수비는 숨을 막히게 했다. 수비가 워낙 강해 1골만 기록해도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수비가 강해 역습도 무섭다. 12경기에서 21골을 득점했다. 5골을 기록한 세리에 A 득점왕 곤살로 이과인, 4골을 터뜨린 '샛별' 파울로 디발라가 공격을 이끈다. 레알을 잘 알고 있는 바르사 출신의 다니 알베스도 3골을 터뜨렸다.

▲ 4강 진출 확정 뒤 기뻐하는 유벤투스 선수단.

# 단기전에선 수비가 중요하다?

유럽의 스포츠 베팅 업체들은 레알에 평균 2.68배의 승리 배당률을, 유벤투스의 승리에 2.94배, 무승부는 3.15배를 책정했다. 레알의 근소한 우세를 점쳤지만 큰 차이는 없다. 선수들 면면의 이름값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단기전에선 수비가 중요하다고들 한다. 일단 실점하지 않으면 패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벤투스가 바르사와 8강전처럼 견고한 수비를 뽐낸다면 제 아무리 레알이라도 골을 기록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벤투스는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낼 자신이 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레알은 어떤 팀이든 '박살'을 냈다. 16강전에서 나폴리를, 8강전에서 독일의 패자 바이에른 뮌헨을 모두 1,2차전 합계 6-2로 완파했다. 강팀들도 레알의 공격력 앞엔 예외가 없었다. 몇 시즌 동안 최강의 방패로 꼽혔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4강에서 1,2차전 합계 4-2로 제압했다. 유벤투스의 방패를 뚫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충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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