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마르셀루와 다니 알베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은 세계 최고 윙백들의 싸움에서 웃은 건 마르셀루였다.

레알은 4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멀티 골과 카세미루, 마르코 아센시오의 골에 힘입어 유벤투스를 4-1로 꺾고 UCL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브라질 출신 윙백들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마르셀루는 이번 시즌 UCL 10경기에 나서며 레알의 왼쪽을 든든히 지켰다. 도움은 1개에 그쳤으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레알의 측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 격돌했던 UCL 8강에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레알의 승리를 이끌었다.

알베스도 마르셀루에 뒤지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되찾으면서 유벤투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측면을 지배하면서 공격의 예리한 창이 됐다. 지난달 치른 UCL 8강 1, 2차전에서 친정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쳐 화려한 복수전을 장식했다.

경기 전 예상대로 레알은 왼쪽에 마르셀루를 배치했고, 레알에 맞서 유벤투스는 알베스 카드를 꺼내들면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성사됐다. 경기 초반엔 둘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레알과 유벤투스 모두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벌인 탓에 경기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마르셀루와 알베스도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조금 더 돋보인 쪽은 마르셀루였다. 전반 10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향한 공간 패스, 뒤이어 측면 돌파 후 크로스로 레알의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마르셀루의 발에서 시작된 레알의 공격은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알베스도 전방으로 올라가 반격을 시도했으나 볼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볼을 잡아도 마르셀루의 촘촘한 수비에 공격을 펼치기 쉽지 않았다.

레알과 유벤투스가 한 골씩 주고받자 마르셀루와 알베스의 움직임도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마르셀루는 왼쪽에 머무르면서 이스코를 지원, 레알의 측면 공격에 힘을 실었고, 알베스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유벤투스의 공격 전개를 도왔다. 둘은 거친 몸싸움을 무릅쓰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둘 사이의 균형은 팽팽히 유지됐다.

후반에 접어들면서 무게 중심은 마르셀루 쪽으로 향했다. 레알이 중원을 장악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마르셀루가 볼을 잡을 기회가 많아졌다. 후반 11분엔 과감한 슛, 뒤이어 호날두를 향한 크로스로 유벤투스를 위협했다.

그 사이 레알이 카세미루, 호날두가 추가 골을 터뜨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2골 뒤진 유벤투스는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빼고 후안 콰드라도를 투입, 알베스를 오른쪽 풀백으로 내렸다. 유벤투스의 전술 변화는 오히려 레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알베스의 수비에서 마르셀루는 보다 자유로워졌고, 콰드라도는 마르셀루를 상대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레알은 마르셀루가 경기 종료를 앞두고 아센시오의 골을 이끌어내면서 통산 12번째 UCL 우승컵을 차지했다.

[영상] '2년 연속 우승' 레알 마드리드 Goals - 유벤투스 vs 레알 마드리드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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