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폰 골키퍼(가운데)도 고개를 떨궜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선수들이 통제할 수 없는 '굴절' 변수가 경기를 결정지었다.

유벤투스는 4일(한국 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1-4로 졌다.

전반은 더할 수 없이 치열했다. 유벤투스가 촘촘한 수비 간격으로 레알의 공격을 잘 막았다. 전방에서 활발한 압박을 펼쳐 빌드업도 제대로 방해했다. 전반 20분 물 흐르듯 전개된 역습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실점했다. 오른쪽에서 연결된 다니 카르바할의 크로스를 호날두가 원터치 슛을 날렸다. 지안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발에 굴절됐다. 공은 더 막기 어려운 곳으로 흘렀다.

유벤투스도 포기하지 않았다. 실점 7분 만에 마리오 만주키치가 절묘한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유벤투스는 전반전 8개의 슛을 기록하면서 레알보다 우세한 경기를 치렀다.

후반전에도 굴절에 울어야 했다. 후반 16분엔 페널티박스 바깥으로 공이 흐르자 카세미루가 달려들며 약 35m 거리에서 슛을 날렸고 그대로 골대에 꽂혔다. 사미 케디라의 발에 맞고 굴절됐다. 회전이 많이 걸린 공은 골대 밖으로 흐르다가 다시 골문 구석으로 흘러들었다. 과감한 시도가 만든 멋진 골이었지만 행운도 있었다.

3분 뒤엔 호날두가 루카 모드리치의 크로스를 쇄도하면서 골로 마무리했다. 수비에서 공을 잘못 걷어냈고 그대로 왼쪽 수비 라인이 무너지면서 추가 실점했다. 

연이은 실점에 유벤투스는 반격할 기력을 잃고 말았다. 경기 종료 직전에 마르코 아센시오에게 4번째 골을 실점했다.

불운이었다. 최고의 수문장 부폰도 굴절에는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유벤투스는 ‘짠물 수비’로 UCL 무대에서 결승 전까지 3실점을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결승에서만 2골을 굴절에 내주면서 경기 전략이 완전히 무너졌다. 레알의 과감한 공격과 슛이 만든 결과인 동시에, 유벤투스가 어쩔 수 없는 패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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