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진. 제공|마운틴 무브먼트 스토리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저의 지난 10년이요? 필모그래피를 쌓으면서, 그래도 10년 동안 제가 일을 허투루 하지 않았구나 생각해요. 최소한 대중이 제가 출연했던 작품, ‘박해진’이라는 배우를 알고 있다는 것만 해도 선방했죠.”

배우 박해진(34)이 자신의 지난 10년을 평가했다. 2006년 ‘소문난 칠공주’로 데뷔, 극 중 연하남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고 이후 ‘하늘만큼 땅만큼’(2007), ‘에덴의 동쪽’(2008), ‘열혈장사꾼’(2009), ‘내 딸 서영이’(2012), ‘별에서 온 그대’(2013), ‘닥터 이방인’(2014), ‘나쁜 녀석들’(2014), ‘치즈인더트랩’(2016)을 비롯해 현재 방송 중인 JTBC ‘맨투맨’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이들 작품은 저마다 나름의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박해진이 지금까지 오기 위해서는 고민이 따랐다. 박해진은 데뷔할 당시 “배우라는 직업을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그는 “‘소문난 칠공주’를 할 때 나를 향한 반응은 ‘반반’이었다”며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무조건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었고, 나머지 반은 연기를 그 정도 밖에 하지 못하냐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때는 어떤 말에도 상처를 받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소문난 칠공주’를 봐도 연기가 가관이에요. 너그럽게 보려고 해도 너그러워질 수가 없는 연기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스스로 대견하기도 해요. 연기를 저렇게밖에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세월이 흘렀다고 볼 만큼은 연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래도 많이 늘었구나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고 있어요.”(웃음)

▲ 박해진. 제공|마운틴 무브먼트 스토리

‘연기’에 대한 박해진의 진중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박해진이 최근 3~4년간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절제하는 인물을 연기해왔다. 박해진은 이에 대해 “성격과 성향의 차이인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화를 내는 성격도 아니고, 소리를 막 질러 본 적도 화를 크게 내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박해진은 특히 이 캐릭터들이 언뜻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는 연기 변신에 대한 생각을 계속했다. 다음 작품은 다른 것, 또 다른 것을 계속 찾곤 했다”며 “어느 순간 굳이 내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지울 필요가 있을까 생각을 했다. 누군가에게만 특화된 연기가 있잖나. 내 필살기가 있다면 그거 하나만 잘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살기는 아직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박해진은 “필살기는 아직 못 찾았다”며 “‘나쁜 녀석들’ 등의 작품을 할 때 ‘저 사람이 뭐지?’ ‘저 사람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 연기는 지금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다”고 나름의 필살기를 꼽았다. 

연기 경력 10년이 넘은 박해진이 아직도 어려워하는 것은 ‘멜로’연기다. 박해진은 “멜로가 거의 기본이잖나. 피할 수 없지만 자신이 있지 않다”며 “간지러운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연인들은 누구나 다 하는 거지만 연기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잘 못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멜로 연기가 아직 어렵다는 박해진이지만 현재 방송 중인 ‘맨투맨’에서는 김민정과 호흡을 맞추며 설레는 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박해진은 김민정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좋았다”며 “(김민정은) 베테랑이다. 캐릭터를 분석할 때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맞춰가며 잘 해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 '맨투맨' 김민정(왼쪽), 박해진. 제공|마운틴 무브먼트 스토리

‘맨투맨’ 시청률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맨투맨’은 지난 4월 1회 방송이 기록한 4.074%(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가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이후로는 2~3%대의 시청률을 오가면서 안정적인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인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1회 이후로 점차 떨어지는 시청률은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부분.

박해진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면서도 “시청률은 신의 영역에 있다. 어떻게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조작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잘 나오면 좋은 거고 안 나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오랜 연기 경험에서 나오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보여줬다. 그는 “언제가 됐더라도 조금 더 많은 분들이 다시보기든, 어떤 매체든 우리 작품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해진은 지난 10년간 꾸준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꾸준하게 사랑을 해주는 팬들이 없었다면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없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박해진은 “힘들 때 가족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힘을 주셨다. 하지만 팬들의 힘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믿어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다 생각한다. 그래서 뭐라도 하나 더 드리고 싶다”고 팬들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