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수 기술위원장(왼쪽), 울리 슈틸리케 감독 ⓒ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파주, 김도곤 기자] 아릅답게 시작한 동행은 결국 파국으로 끝났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5일 파주 NFC에서 제5차 기술위원회를 갖고, 회의 내용을 브리핑했다. 그 결과 울리 슈티릴케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슈틸리케호의 시작은 좋았다. 홍명보 감독 사퇴 후 기술위원장에 임명된 당시 이용수 신임 기술위원장은 외국인 감독을 선임 기준으로 삼고 후임 인선에 나섰다. 모두가 알다시피 그 주인공은 슈틸리케 감독이 됐다.

선수로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성기를 이끈 최고의 선수지만 감독으로는 의문점이 많았다. 감독으로 성공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에 협회가 내세운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말이 많았지만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선발에 대해 주위의 추천을 받지 않았다. 경기장을 찾아 선수 이름도 말해주지 말라며 객관적인 시각에서 선수들을 바라봤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이지만 괜찮은 성적도 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직접 한국말로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라는 말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 건넸다. 인기는 더욱 올랐다.

또 주말이면 여지없이 K리그 경기장을 찾았다. 클래식 뿐아니라 챌린지, 심지어 U리그까지 갔다. 유소년 교육에도 적극 참여했다. 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줬다. 슈틸리케는 '갓틸리케'라는 별명을 얻었다.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한 이용수 기술위원장에 대한 팬들의 평가도 높아졌다.

하지만 최종 예선에 접어들며 이들의 동행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최종 예선 첫 경기에서 중국에 3-0으로 이기다 2골을 주며 간신히 이겼다. 이후 시리아와 득점 없이 비기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허나 이후에도 경기력을 나아지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초기 말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말로 실망시켰다. 경기력을 두고 한 비판에도 자신의 축구는 잘못되지 않았다는 말로 일관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때쯤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어서 졌다'라는 말로 비판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고집과 불통으로 일관하며 여론을 완전히 등졌다. 유럽파 점검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내부 사정을 외부로 유출하는 선수에게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 발언은 '소리아 발언' 못지 않게 그에게 큰 비판을 안겼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중국에 0-1로 진 최종 예선 6차전 후 슈틸리케 감독을 재신임했다. 기술이원회 회의 결과 다시 한번 기회를 주자는 쪽으로 결정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믿었다. 하지만 이 믿음은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2번의 경기에서 1승 1패를 했다. 그나마 1승도 시리아에 부실한 경기력으로 거둔 승리였고 1패는 카타르에 당한 충격패다.

결국 기술위원회는 슈틸리케 감독과 작별을 택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했다. 슈틸리케 감독과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함께 오고 함께 떠났다. 장밋빛만 가득할 것 같았던 그들의 동행은 결국 파국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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