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왼쪽)이 김남일 코치와 서울-포항전을 지켜보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리더가 바뀌면 전체가 바뀐다. 한국 축구 대표 팀과 K리그가 바른 방향을 잡았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 팀 감독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가 맞붙는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코치진 선임을 완료한 신 감독은 김남일 신임 코치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인터뷰까지 했다. 연일 K리그 경기장에 출몰하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신 감독은 A 대표 감독 자리에 오른 지 아직 1달도 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바뀌면 나라가 바뀌듯, A 대표 팀의 수장이 바뀌자 한국 축구 전반이 바뀐다. 가장 먼저 변화를 맞은 곳은 한국 축구의 근간인 K리그다.  

신 감독은 '소방수'로 '등판'한 뒤 부지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 감독은 K리그 경기를 두루 찾아다니고 있다. 8일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를, 9일엔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 경기를 지켜봤다. 강원을 제외하곤 K리그 상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팀들을 두루 돌아봤다. 신 감독은 "나이는 관계가 없다. 그때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뽑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또 "A매치 경험 없는 선수도 포함이다. 한, 두 경기 밖에 A매치 경험이 없더라도 경기력이 좋으면 뽑겠다"고 말했다. 실력을 입증하면 대표 팀에 뽑겠다는 뜻이다.

신 감독에게 반응하는 것은 직접 피치에 나서는 선수들이다. K리그 선수들은 A 대표 팀 승선에 욕심을 내고 있다. 묵묵히 좋은 경기력을 낸다면 알아봐 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8일 울산전에서 승리한 뒤 전북 수비수 김민재는 "열심히 하다 보면 대표 팀 선발도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FC에 새로 합류한 한국영도 12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뒤 "A대표팀에 욕심이 있다. 현 상황에서 대표팀보다 더 중요한 건 팀의 승리이기도 하다. 팀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치다 보면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며 욕심을 냈다. 서울의 미드필더 주세종 역시 포항전을 마친 뒤 "모든 선수가 대표 팀에 가고 싶어한다. 팀이 안 좋은 상황이다. 팀이 잘되면 자연히 따라올 것이다. 크게 연연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팀에서 잘하면 당연히 A 대표 팀에 뽑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상식'이 통하지 않았던 것이 먼 일이 아니다. 염기훈(수원), 양동현(포항) 등 A 대표 팀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들 역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최근 K리그에는 긴장감이 있다. 잘하면 A 대표 승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새로 선임한 코칭스태프들과 흩어져 K리그 경기를 두루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해외파 역시 빼놓을 순 없다. 그러나 신 감독의 눈은 먼저 K리그로 향한다. 그는 "이미 해외파 선수들은 머리에 들어왔다. 2년 생활 같이해서 굳이 따로 점검할 생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해외파는 수시로 전화로 체크하겠다. 연습 경기 등으로 다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파 선수들은 이미 검증된 선수들, 또는 여러 차례 대표 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많다. 잘 알려진 만큼 신 감독이 현재 대표 팀에서 필요한 선수인지를 판단하면 될 일이다. 

신 감독은 인터뷰에 응하는 이유를 "인터뷰 요청이 많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면 좋지 않나"라면서 "K리그가 잘되야 대표팀도 잘된다. 선수들이 A 대표 팀 선발에 희망이 있으면 팀에서도 열심히 할 것이다. 그럼 그것이 곧 A 대표 팀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경기력을 뽐내는 선수들을 A 대표 팀에 뽑는다는 당연한 '상식'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일어키고 있다. 

아직 한국 축구에선 A 대표 팀이 갖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대표 팀과 K리그 모두 사는 '선순환의 구조'를 생각하는 지도자가 나타났다. K리그와 A 대표 팀은 별개로 보이지만 사실 연결된 요소다. 궁극의 목표인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가고 있는 방향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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