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하와 박치국(왼쪽에서 3, 4번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불펜에 힘을 보탤 젊은 피를 기다린다.

두산은 전반기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현승과 김승회, 김성배, 이용찬 등 베테랑 이외에 믿고 맡길 중간 투수를 찾지 못했다. 필승 조와 추격 조 구분 없이 4명을 중용하다보니 6월 들어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다. 이현승은 허리 통증으로 6월 한 달 가까이 이탈했고, 김승회는 5월 평균자책점 0.82로 호투하다 6월 평균자책점 10.45까지 치솟았다. 

전반기 30경기 이상 뛴 두산 불펜 투수는 5명이다. 김승회가 가장 많은 41경기에 나서 3승 3패 6홀드 평균자책점 5.70을 기록했다. 이어 이용찬이 38경기 2승 3패 1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고, 이현승이 32경기 2승 2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15로 힘을 보탰다. 김강률과 김성배는 각각 36경기, 32경기에 나서 5점대 평균자책점에 머물렀다.

7월부터 지친 불펜에 가세한 함덕주는 큰 힘이 됐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굳이 5선발을 기용할 필요가 없었다. 함덕주는 잠시 선발 보직을 내려놓고 헐거워진 뒷문을 단단히 잠궜다. 5경기 6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큰 힘이 됐다. 지난 11일부터 잠실에서 치른 넥센 히어로즈와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서는 3연투를 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제 옷을 입은 듯했다. 함덕주는 선발 등판할 때 풀카운트까기 끌고가다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곤 했는데, 중간 투수로 나서니 4사구가 단 하나도 없었다. 아울러 오른손 일색인 두산 불펜에 왼손 투수인 함덕주는 쓸모가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함덕주가 다치지 않는 이상 불펜으로 갈 일은 없을 거라고 못 박았다. 당장을 생각하면 불펜 전환이 큰 도움이 되겠지만, 두산 선발 마운드의 미래를 위해서 끝까지 함덕주를 5선발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인 이영하와 박치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두 선수는 전반기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가능성은 충분히 증명했지만, 기복이 있었다. 이영하는 직구와 슬라이더, 박치국은 직구와 커브 2가지 구종으로 버티다보니 일찍 한계가 찾아왔다. 이영하는 11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8.57, 박치국은 19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13에 머물렀다.

베테랑에게만 의존하기에는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 이영하와 박치국이 맞으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후반기 한 층 성장한 투구를 펼쳐야 가을 야구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박치국은 지난 1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으나 후반기 다시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광대뼈 골절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김명신까지 가세하면 불펜 운용에 조금 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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