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구자욱(왼쪽)과 이승엽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신원철 기자] '라이언킹' 이승엽(삼성)은 이제 대관식을 준비할 때가 됐다. 지금은 그의 뒤를 이어 삼성을 대표하는 중심 타자가 될 구자욱에게 하나라도 더 남겨주려 노력하고 있다.

이승엽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2회 결승 홈런을 터트렸다. 삼성은 이승엽-이원석의 연속 타자 홈런과 5회 나온 구자욱의 3점 홈런, 윤성환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5-1로 NC를 꺾고 3연승했다.

5회 구자욱이 홈런을 치자 대기 타석으로 향하던 이승엽은 환한 얼굴로 축하했다. 그는 "그동안 구자욱이 워낙 안 맞아서 안타까웠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보니까(그런 표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은퇴 시즌이 점점 저물고 있다. 삼성은 5위 LG와 9.5경기 차 8위다. 현실적으로는 정규 시즌 49경기가 이승엽, 그리고 후배들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이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면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제 두 달 밖에 남지 않았더라. 남아 있는 동안 더 적극적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것들을 얘기해줄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승엽의 조언은 주로 구자욱을 향한다. 구자욱이 1군 선수로 발돋움할 무렵부터 그의 잠재력을 주목했던 이승엽이다. 그러나 마냥 따뜻한 시선만 보내는 건 아니다. 26일 경기를 마치고는 "(구)자욱이가 저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지금처럼 하면 저를 넘을 수 없다"고 했다. 왜일까.

"욕심이나 야구에 대한 몰입은 굉장하다. 하지만 타격은 몰입도보다 몸의 반응이다. 그런 면에서 저와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대신 제가 가지지 못한 장점은 있다. 반대로 제가 가진 장점이 자욱이에게 없을 수 있다. 그런 면을 보완해주면 훨씬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승엽의 '특별 강습'은 계속될 것이다. 오직 삼성 선수들에게만, 다시 오지 않을 아주 특별한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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