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조현숙 기자] 많이 투자할수록 좋은 성적을 낼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어떤 구단은 투자한 만큼의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구단은 적은 투자로 높은 '가성비'를 갖추기도 한다.

메이저리그에는 거침없는 투자의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사치세가 존재한다. 2003년에 제정된 사치세는 팀 선수들의 연봉이 일정 금액 이상을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팀 재정 수준에 따라 전력 차이가 양극화되는 것을 막고 리그의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하고자 마련된 장치다. 이는 선수 복지와 야구산업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

사치세 책정 기준 연봉은 매해 다르며 2014년은 1억 8900만달러(약 2073억원)다. 메이저리그 '큰손'이자 사치세가 도입되는 배경을 제공하기도 했던 뉴욕 양키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최다 금액 부과 대상'에서 벗어났다. 연봉 총액 축소로 지난해 2810만 달러였던 금액이 183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윈터미팅 기간 대변신을 꾀하며 아낌없이 투자했던 LA 다저스도 사치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다저스는 연봉으로 약 2억5700만달러를 지출했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가 지출했던 연봉 총액보다 2000만 달러(약 210억원)나 높은 금액이다.

다저스의 사치세 책정 기준 연봉은 이보다 높은 2억 7770만달러다.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연봉 총액을 바탕으로 연간 평균 연봉을 산출해서 책정한 결과다. 2년 연속 사치세를 내게 된 다저스는 세율 30%를 적용받아 2년간 총 3800만달러를 내게 됐다.

그렇다면 사치세를 낼 정도로 연봉 지출이 컸을 때 구단 성적도 비례했을까.

▲ 그래픽 김종래

15년 연속 최다 연봉 지출 구단인 양키스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사치세를 냈다. 12년 동안 지출한 사치세 총액만 약 2억 7147만달러이다.

이 기간 양키스는 정규리그 1위에 7차례 올랐고 와일드카드 2회(2007, 2010) 포함 9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투자 대비 결과는 만족과는 거리가 있다. 바로 2009년을 제외하고는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2003년에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플로리다 말린스에게 2승 4패로 제압당하며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결과도 성실 납세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 그래픽 김종래

상대적 만족도가 높은 쪽은 양키스보다는 보스턴 레드삭스다. 4년 연속 사치세를 냈던 2004~2007년 동안 우승을 두 번이나 했고, 납세 대상자가 아니었던 2013년에도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약 1800만 달러로 3회 우승을 일궈냈으니 2억 7천여 만 달러로 1회 우승에 그친 양키스보다는 소정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류현진의 소속팀인 다저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사치세를 무릅쓰고 우승을 노려봤지만 챔피언십시리즈까지가 한계였다. 올해는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윈터미팅 기간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면서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년 연속 '빅 마켓'으로 운영한 대가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기준 연봉 총액을 넘기지 않고도 좋은 성적을 낸 팀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단 한 번도 사치세로 추가 지출을 한 적이 없었으나 2010년부터 올해까지 2년 간격으로 세 차례나 우승했다. 미들마켓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사치세 지불 없이 2006년과 2011년 2회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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