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2년째 내야수 최원준은 KIA에 오랜만에 등장한 특급 신인이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올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허덕이던 뉴욕 양키스 유망주 그렉 버드는 프로 11년째 베테랑 내야수 체이스 헤들리에게 "지금은 시즌 초반일 뿐,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조언을 듣고 조급한 마음을 떨굴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처럼 프로 스포츠에서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에게 선배의 독려 한마디는 큰 힘이다.

올해 약관의 나이에 프로에서 뛰고 있는 KIA 내야수 최원준도 선배들의 도움에 프로 무대에 적응해 간다.

최원준은 "옆에서 항상 이범호 선배님께서 (수비에) 좋은 이야기를 해준다. 또 (안)치홍이형, (김)선빈이형도 조언을 해준다.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3할대 타율에 5할대 장타율, 나이에 걸맞지 않은 스윙으로 프로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던 최원준에겐 수비가 고민이었다. 주 포지션인 3루는 물론 유격수 1루까지 볼 수 있으나 풋워크부터, 포구 그리고 송구까지 전부 어설펐다. 25일 현재 최원준의 타구 처리율은 82.4%로 100이닝 이상 수비한 리그 내야수 가운데 4번째로 낮다. 향간엔 최원준이 잦은 수비 실수에 입스(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불안 증세)가 생겼다는 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부쩍 안정감을 찾았다. 포구가 부드러워지고 송구도 정확해졌다. 어려운 수비도 곧 잘한다. 지난 15일 광주 NC전에서 재비어 스크럭스의 3루 강습 타구를 뛰어 올라 낚아챘다. 김민호 KIA 수비 코치는 "최원준의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는다.

최원준에겐 서동욱의 존재가 특히 큰 힘이다. 서동욱은 팀 내에서 1루를 볼 수 있는 내야수 가운데 가장 포구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백업 내야수로 선발 출전이 들쭉날쭉한 가운데 8월에 4차례 선발 1루수로 나섰는데 이 가운데 3경기가 최원준이 3루수로 나선 때였다. 지난 4일과 11일, 19일 경기에서 호흡을 맞췄다.

최원준은 "내가 3루를 볼 때 서동욱 선배님께서 1루로 자주 나가시는데, 그 때마다 '다 잡아줄게'라고 다독여줬다. 그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자신감도 붙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도 거의 3루수로만 나갔고, 올해 역시 그렇다. 3루에서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1군 경기에서도 대부분 3루수로 나가고 있다. 이제 3루가 가장 편하다"고 밝혔다.

최원준은 시즌 초반 2군에 내려갔다가 지난 5월 20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한 뒤로 꾸준히 1군에서 뛰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양현종은 "KIA의 미래"라고, 김기태 KIA 감독은 "팔이 안으로 굽어서인지 몰라도 국가 대표에 승선할 만하지 않나"라고 말할 정도로 아끼고 믿는다.

최원준은 "지난해에 14경기에 뛰었다. 올 시즌 목표는 '지난해보다 많이 뛰자'였는데 이미 이뤘다. 그래서 신인왕에 욕심도 없다. 그저 1군에서 최대한 오래 뛰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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