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이란 원정 당시 한국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베이란반드 골키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골키퍼의 무기는 손이다. 대개 손의 역할은 결정적인 슈팅을 막는 것이다. 31일 밤 9시(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 상대할 이란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25, 페르세폴리스)의 손에는 또 다른 능력이 있다. 역습으로 가는 속도감 있는 던지기다.

베이란반드는 이번에 소집된 세 명의 골키퍼 중 가장 어리다. 스웨덴 클럽 에스킬스투나에서 뛰는 알리레자 하지지(29)는 A매치 출전 경력(23경기)도 베이란반드 보다 많다. 그 다음으로 하메드 라크가 만 27세다.

베이란반드는 던지기라는 특수 능력으로 만 25세의 나이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지금까지 13차례 A매치에 출전했는데, 이중 7경기가 이번 최종예선전 진입 이후다. 비중이 크지 않았던 시리아전 한 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뛰었다. 등번호 1번을 배정 받은 베이란반드는 한국전 역시 출전 가능성이 높다. 

이란 대표팀의 축구 색깔은 명확하다. 선수비 후속공, 카운터어택이 기반이다.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은 단순한 방법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이란은 중원을 거쳐 경기하기 보다, 두 센터백이나 빌드업 미드필더가 전방의 스리톱이나, 전진한 풀백을 향해 직선적인 패스를 뿌려 빠르게 상대 골문을 노린다.

전방 압박으로 높은 지역에서 쇼트카운터를 하는 것도 특징인데, 이런 전략은 유럽 축구 리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란 만의 특징이라면 골키퍼로부터 나가는 공의 속도와 정확성이다. 아무래도 손이 발보다 정확하다. 이란 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한 신문선축구연구소의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베이란반드 골키퍼를 보면 마치 투포환 선수가 공을 던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란 대표팀의 공격은 롱패스 의존도가 높은데, 발로 하는 롱킥은 높거나, 굴곡이 크고, 정확성이 떨어진다. 골키퍼 베이란반드의 던지기는 선수의 킥의 범위와 다른 각도로 빠르게 전달된다. 신 교수의 분석팀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역습 상황에서 무려 70여 미터 거리를 던지기로 주파한다. 

이미 본선 진출 티켓을 확보한 이란은 한국전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 차분히 달려드는 한국을 지켜보고 역습할 것이다. 신태용 감독의 스타일을 모르기에 탐색전의 시간이 더 길 것이다. 이란은 후반 중반 이후 경기 속도를 높일 것이다. 이때 베이란반드의 던지기 빈도도 높아질 것이다. 신 교수는 “베이란반드의 던지기 역습은 상대 팀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주로 이뤄진다. 이 부분을 상당히 유의해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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