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전방 공격수 황희찬(오른쪽)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정형근 기자] 후반 45분. 우즈벡 관중들이 일제히 초록색 수건을 던지기 시작했다. 후반전 내내 부진한 플레이를 펼친 우즈벡 선수들을 향한 야유였다. 조금 지나자 야유가 뒤섞였다. 잠시 플레이를 천천히 펼친 한국과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인 우즈벡. 경기장은 온갖 ‘야유’로 가득 찼다. 

3만 4천 관중은 쉽게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모두가 자리에 서서 한목소리로 우즈벡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화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가운데 손가락도 높게 들었다. 우즈벡 선수들이 박수를 치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자 비난의 소리는 더 커졌다. 

이후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우즈벡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 한국이 월드컵 진출을 자축하자 모두가 함께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꿈에 그린 첫 월드컵 실패에 따른 아픔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즈벡 관중들은 경기 전부터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3만 4천여 명의 관중은 엄청난 환호성과 야유로 우즈벡을 응원했다. 코너킥 상황에서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목에 두른 수건을 흔들었다. “골”을 연이어 외치는 장면은 장관을 이뤘다. 

그러나 종료 휘슬이 울린 이후에는 이 함성이 한국 선수들에게 향했다. 우즈벡 선수들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이 섞인 결과였다. 경기장을 찾은 한국 응원단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붉은 악마와 우즈벡 관중들은 ‘사이좋게’ 한국의 월드컵 진출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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