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정형근 기자]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금자탑을 쌓았지만 온도 차는 다르다. “이렇게 경기할 거면 차라리 월드컵 나가지 말라”고 비난하는 한국 내 여론과 “선수들이 모든 걸 쏟아 월드컵에 나갔는데 너무하다”는 우즈벡 현지 반응이 있다.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우즈벡 현지와 한국의 180도 다른 온도 차를 살펴봤다. 

“최종 목적은 월드컵 진출이었다. 길다고 하면 열흘, 짧다면 나흘 동안 손발을 맞췄다. 나는 신이 아니다. 감독 한 명이 왔다고 순식간에 팀이 확 바뀌는 일은 절대 없다. 축구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우즈벡전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경기 하루 뒤 열린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신태용 감독은 ‘억울한 감정’을 계속 표현했다. 간밤 한국의 비난 여론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현장에 오지 않은 사람들은 ‘졸전’이라고 하는데 한순간에 희망을 뺏는 말이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 하나 가지고 우즈벡에 왔다. 다음에 비판하더라도 월드컵에 나갔으면 고생한 점을 인정해 줘야 하는데 졸전을 펼쳤다고 한다.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그런 말은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한국의 ‘비난 여론’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부진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헹가래 논란’까지 온갖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 이란 덕분에 월드컵에 진출했는데 왜 잔치 분위기냐는 말이다. 월드컵 최종 예선 원정 5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한국은 본선 진출 자격이 없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갑작스럽게 ‘히딩크 한국 복귀설’까지 나왔다. 이는 기름에 불을 끼얹은 격이 됐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거스 히딩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확정하자 마자 나온 ‘히딩크 복귀설’은 한국을 시끌시끌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이에 대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간담회 자리에서 신 감독은 “그동안 월드컵 진출만 생각했다.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으면 내 축구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비난 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 비난과 격려를 섞어 가며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태용호는 6일(한국 시간)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탄다. 월드컵에 진출한 선수들을 따뜻하게 맞을 것인지, 아니면 질책을 쏟을 것인지는 각자가 선택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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