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경민, 류지혁, 오재원(왼쪽부터)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진이 유격수 김재호(32)가 부상으로 빠진 뒤에도 묵묵히 버티고 있다. 

김재호는 지난달 2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7회 수비 도중 크게 굴러 왼쪽 어깨 관절 근처 인대가 손상됐다. 구단과 선수는 2주 가까이 수술과 재활을 두고 고심했다. 남은 시즌을 치르기는 어려워진 가운데 포스트시즌이라도 출전을 고려하면 치료 방법이 중요했다. 

국내에서는 병원마다 치료 방법에 의견이 엇갈려 김재호는 1박 2일 일정으로 6일 일본 요코하마로 출국해 미나미공제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받았다. 재활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들은 김재호는 11일 일본 요코하마로 다시 출국해 앞서 양의지와 민병헌이 손가락 골절로 재활 치료를 받았던 이지마 치료원에서 약 2주 동안 재활에 전념하기로 했다.

김재호가 수술과 재활의 기로에 서 있는 동안 두산 내야는 2루수 오재원(32)을 중심으로 다시 틀을 짰다. 김재호가 지난 7월 말 허리 통증으로 2주 정도 이탈했을 때와 사정이 달랐다. 당시 키스톤 콤비이자 테이블세터로 호흡을 맞춘 최주환(29, 2루수)과 류지혁(24, 유격수)이 삐걱거렸다. 전반기 두산이 어려울 때 타율 0.308 5홈런 40타점으로 활약하며 큰 힘이 된 최주환의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타격이 흔들리면 수비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어린 유격수 류지혁과 내야를 이끌 베테랑은 오재원뿐이었다.

오재원은 올 시즌 타격에 어려움을 겪으며 벤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11일 현재 타율 0.231 6홈런 35타점에 그쳤다. 김재호가 부상으로 빠지고, 최주환이 주춤할 때 두산으로서는 다행히 오재원의 타격 페이스가 조금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오재원은 8월 타율 0.283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9월 들어 25타수 4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볼넷 7개를 얻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은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는 않다. 다만 초반보다 출루가 좋아졌고, 공을 많이 골라낸다. 또 내야에서 리더가 돼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김재호(왼쪽에서 3번째)가 재활을 무사히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와 가을 야구를 함께하길 바라고 있다. ⓒ 곽혜미 기자
핫코너는 허경민(27)이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10일 LG 트윈스전에서도 직선타만 3개를 처리하며 5-1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타율 0.255 2홈런 30타점으로 타격은 허경민 스스로도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지만, 연일 몸을 날리는 수비로 만회하고 있다. 

김재호는 재활 치료로 가닥을 잡으면서 가을 야구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복귀 시점을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허경민과 류지혁, 오재원, 1루는 오재일과 닉 에반스로 내야를 꾸려 나가야 한다. 

내야 사령관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막내 류지혁은 "처음 (김)재호 형이 허리 통증으로 빠졌을 때는 돌아올 때까지만 버티자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허경민은 "잘 따르는 선배기도 하지만, 다칠 때 바로 옆에서 봐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재호 형이 하루라도 더 치료해서 가을 야구에 합류할 수 있게 시간을 벌어놓고 싶다. 그게 올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거고, 봄부터 같이 고생했으니까 마지막을 함께하고 싶은 게 선수들 마음"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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