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마이클 보우덴, 함덕주(왼쪽부터)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판타스틱4'가 풍파는 겪었지만, '리그 최고'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두산은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두산은 84승 3무 57패 2위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두산은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5승 투수 4명을 배출했다. 에이스 니퍼트는 28경기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 시즌 MVP로 뽑혔다. 마이클 보우덴은 30경기 18승 7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호투하며 입단 첫해부터 니퍼트와 원투펀치 짝을 이뤘고, 삼진 160개를 잡으며 탈삼진왕에 올랐다.

국내 선발진도 탄탄했다. 장원준 27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 유희관 30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4.41로 맹활약했다.

올해 시작은 조금 달랐다. 보우덴이 시즌 시작부터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이탈하면서 삐걱거렸다. 보우덴은 전반기 내내 재활에 전념했다. 니퍼트와 유희관, 장원준 등 기존 선수들도 승수를 쌓는 속도가 지난해와 비교해 더뎠다. 팀 타선도 시즌 초반은 지난해만큼 지원해 주지 못했다. 지난해 전반기 경기당 6.26점을 뽑았는데, 올해 전반기는 5.66점으로 다소 떨어졌다.

포수 양의지는 후반기 들어 니퍼트와 유희관이 함께 흔들릴 때 두 투수를 향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양의지는 "투수들도 흐름이 있고, 좋을 때 안 좋을 때가 있다. 다 해줬던 선수들이고, 그래서 지금 성적을 내고 있는 거다. 지금 부진하다고 그 선수들이 못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 선수들이 잘해서 지금 우리가 2등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해는 초반부터 타격 페이스가 좋아서 선발들이 수월하게 던지는 경향이 있었다. 올해는 초반에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래도 선발투수들이 자기 몫을 다해 줬다. 보우덴이 아팠지만, 함덕주가 잘해 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처럼 압도적이진 않아도 김 감독 말처럼 충분히 자기 몫을 다했다. 니퍼트 14승, 장원준 14승, 유희관 11승을 거두며 10승 투수 3명을 배출했다. 장원준은 평균자책점 3.14로 부문 2위에 올랐다. 보우덴이 빠진 자리는 5선발 함덕주가 채웠다. 함덕주는 9승을 책임지며 선발 마운드에 큰 힘이 됐다. 보우덴은 후반기 복귀 이후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가을을 대비했다.

니퍼트는 최종전에서 개인 기록을 세웠다. 니퍼트는 이날 삼진 4개를 뺏으며 시즌 161탈삼진을 기록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종전 기록은 2014년 158개였다.

두산은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을 앞세워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함덕주는 이용찬, 김강률과 함께 필승 조로 나선다. 꾸준히 두산 선발 마운드를 다진 '판타스틱4'는 가을, 중요한 순간에 지난해처럼 압도적인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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