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틴 니퍼트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6, 두산 베어스)가 5번째 가을을 준비한다.

니퍼트는 KBO 리그에서 7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 외국인 투수다. 어느덧 나이는 서른 후반을 바라보고 있지만, 마운드 위에서 존재감과 책임감은 여전하다. 올 시즌은 30경기 14승 8패 179⅔이닝 161탈삼진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을뿐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두산은 84승 3무 57패 2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1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는 2경기였다. 전반기를 5위로 마감할 당시만 해도 KIA와 승차는 13경기였다. 후반기 들어 스퍼트를 올리면서 역전을 노릴 기회가 2~3차례 정도 있었으나 끝내 격차를 없애지 못했다. 두산 선수들은 "1위를 욕심 내지 않았다"면서도 조금씩 아쉬운 마음을 안고 있었다. 

니퍼트는 "시즌 초반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서 팀 흐름이 좋지 않았다. 그러면 보통 '올 시즌은 여기까지인가'하고 포기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해왔던 게 있어서 그런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한 경기 한 경기 더 잡으려고 노력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 같다"며 먼저 동료들의 끈기에 박수를 보냈다.

스스로는 로테이션을 끝까지 지킨 데 만족했다. 니퍼트는 "다른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다 등판했다. 9월에도 NC전에서 11실점한 걸 빼면 나쁘지 않았다. 5월과 8월에 부진했을 때와 비교하면 9월은 오히려 컨디션이 괜찮았다"고 되돌아봤다.

선수단은 지난 7일부터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포스트시즌 대비 훈련에 들어갔다. 포스트시즌에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경기장 곳곳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니퍼트는 컨디션 이상이 없는 한 오는 16일 잠실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니퍼트는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지 않다. 나가서 잘 던지길 기대하고 마운드에 올랐을 때 최대한 길게, 또 팀이 이길 수 있게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운드 아래에서는 '퍼트 형'으로서 할 일이 있다. 두산 투수들은 니퍼트를 '퍼트 형'이라고 부르며 따른다. 니퍼트는 "포스트시즌은 경기마다 무조건 이겨야 하지만, 정규 시즌과 다르지 않다. 어린 선수들이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면 긴장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 거 같다. 정규 시즌 때 등판하는 마음가짐 그대로 나섰으면 한다"고 했다.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얼마나 더 이어 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니퍼트는 2015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 7회 1이닝을 시작으로 플레이오프 2경기 16이닝, 한국시리즈 2경기 9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8이닝을 더해 포스트시즌 34⅓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니퍼트는 "기록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난 기록은 지난 기록이다. 올해는 새로운 시작이다. 기록은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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