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타격감들이 좋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두산은 20일까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타율 0.339 7홈런 35타점(36득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지난 3일 정규 시즌을 마치고 약 2주 동안 휴식기를 보냈다. 휴식기는 페넌트레이스 때 지친 마운드에는 꿀같은 시간이지만, 투수들이 던지는 생생한 공을 볼 기회가 적은 타자들은 자칫하면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다.

휴식기가 무색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분위기를 바꿔야 할 때는 홈런포가 터지고, NC 불펜이 흔들릴 때는 끊임 없이 안타를 날리며 몰아붙였다. 홈런 타자도 여럿이다. 최주환과 민병헌은 각각 2차전과 3차전에서 만루포를 터트렸고, 4번 타자 김재환은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양의지와 박건우, 오재일도 하나씩 보탰다.

강석천 두산 타격 코치는 타격감이 잘 유지된 것과 관련해 "연습할 때 기계를 이용해서 빠른 공 위주로 치게 했다. (타격감이) 터졌다면 그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기전이라 선수들 컨디션에 맞춰 훈련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으니까 눈에 익을 수 있게 빠른 공을 많이 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경기를 치른 게 아니라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지난 경기들에서 타격감들이 괜찮았다. 경기하기 2~3일 전에 집중적으로 훈련했고, 상무와 연습 경기도 했다. 잘 맞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불붙은 타선은 흔들리는 마운드에 힘을 실어줬다.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5⅓이닝 6실점(5자책점)-장원준(5⅓이닝 6실점(5자책점)-마이클 보우덴(3이닝 3실점)이 차례로 흔들리면서 플레이오프 팀 평균자책점이 7.00까지 치솟았다. 마운드의 예상 밖 부진에도 타선이 든든하게 득점 지원을 하면서 두산은 시리즈 2승 1패로 앞설 수 있었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면서 "조용하게 실수만 안 하고 싶다. 혹시나 상대 팀에 점수를 많이 주면, 타선이 많이 뽑으라고 기도해야죠"라고 했는데, 그 말이 지켜지고 있다.

주축 선수뿐만 아니라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도 자기 몫 이상을 해주고 있다. 3차전 시작과 함께 허리 통증으로 빠진 양의지를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쓴 박세혁은 3타수 2안타 2사사구 1타점으로 맹활약했고, 백업 외야수 조수행은 2경기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최주환은 "편하게 생각했다. 대타로 나가게 된다면 클러치 등 분명한 상황에 나갈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벤치에서 느낀 우리 팀의 강점은 '하던대로 하자'였다. 어느 팀을 만나든 집중력을 갖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산 불방망이는 코치진과 선수들의 철저한 준비가 만든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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