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귀포(제주), THE CJ CUP 특별취재팀 영상 배정호, 취재 정형근 기자] 시시각각 변하는 제주 바람은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덕을 부리는 제주 바람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는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PGA 정상급 선수들은 ‘제주 바람’을 최종 라운드 최대 변수로 꼽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THE CJ CUP @ NINE BRIDGES(총상금 925만 달러) 최종 라운드가 22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다.

제주의 거센 바람은 나인브릿지를 매일 새로운 코스로 만들었다. 제주의 바람은 사흘 내내 변화무쌍했다. 화창한 날씨 속에 치러진 대회 첫날.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은 난타를 당했다. PGA 투어 선수 대부분은 코스를 어려움 없이 공략했다. 1라운드에는 무려 50명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거센 바람이 불자 언더파를 친 선수는 21명에 그쳤다. 3라운드에서는 단 10명만 언더파를 기록했다.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는 3라운드를 마친 뒤 “제주도는 계속해서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 세계 어디서도 본적이 없는 바람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3라운드 중간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하며 스콧 브라운과 공동 선두에 오른 저스틴 토마스는 “바람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플레이를 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여건이 힘들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어렵다”며 최종 라운드에서 바람을 경계했다. 
▲ 저스틴 토마스 ⓒ한희재 기자

나인브릿지 컨트리클럽에는 순간 풍속이 시속 30㎞에 이를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언더파가 쏟아진 첫날 풍속은 시속 10㎞ 정도였다. 2~3라운드에서는 바람의 속도와 방향은 순간적으로 바뀌며 선수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2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오른 루크 리스트는 “바람이 불면 모두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날씨에 성적이 달려있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제주의 날씨는 한국 선수를 돕기도 했다. 첫날 10위권 내에 한 명도 들지 못한 한국 선수들은 2~3라운드에서 바람이 불자 순위가 올랐다. 김민휘는 중간 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 저스틴 토마스, 스콧 브라운에게 3타 뒤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휘는 “바람이 첫 홀부터 생각 이상으로 불어서 너무 힘들었다. 상상 그 이상으로 힘들다”라며 매 홀마다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린 김민휘는 상위권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안병훈(26)은 제주의 거센 바람을 뚫고 5언더파를 기록했다. 중간합계 5언더파 211타를 친 안병훈은 공동 8위에 올랐다. 선두 그룹과 4타 차이다. 안병훈은 대회 둘째 날까지 중간 합계 이븐파로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집중력을 보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안병훈은 “방심하는 순간 크게 무너질 수 있는 곳이 클럽 나인브릿지다. 모든 환경이 좋은 만큼 뛰어난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시즌 첫 TOP 10 진입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제주의 바람은 상위권 판도를 흔들고 있다. 바람을 뚫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선수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