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강률 ⓒ 광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를 9회까지 기다리게 하는 건 낭비다. 눈 앞의 위기를 막는 게 우선이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투수들의 몸값이 오르고, 등판 시점이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건 이 때문이다. 두산도 그렇게 했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 1차전에서 5-3으로 이겼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올해 포스트시즌 두산의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두 번째 투수 함덕주가 1이닝 무실점, 세 번째 투수 김강률이 2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잠갔다. 김강률의 등판 시점, 그리고 상황은 자칫 역전으로도 갈 수 있는 위기였다. 

함덕주는 7회를 깔끔하게 막았다. 이명기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주찬을 유격수 뜬공, 로저 버나디나를 삼지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그런데 8회 돌연 흔들렸다. 4번 타자 최형우를 우전 안타로 내보냈다. 2루수 오재원이 외야까지 나가 수비했는데, 공교롭게도 타구가 흙과 잔디의 경계를 때리면서 안타가 됐다. 함덕주는 5번 타자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임무를 마쳤다. 

5-3 리드한 8회 무사 1, 2루. 여기서 '강률 타임'이 시작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불페 투수이자 마무리가 8회부터 아웃 카운트 6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왔다. 그리고 김강률은 그 기대대로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안치홍을 3루수 병살타로 잡고, 2사 2루에서 이범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강률은 이어진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그는 앞서 NC와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조금 더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면 어떨까 생각은 했다. 불펜에서 경기를 볼 때는 보는 것만으로 진이 빠질 정도로 타격전이 펼쳐지다가 내가 나갈 때는 이미 우리 팀으로 흐름이 기운 상태에서 나가서 크게 긴장이 되진 않았다"고 했다. 상상만 했던 큰 경기의 타이트한 상황을, 바라던 대로 그의 손으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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