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레아스 프라코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코트 안에서 인상 쓰고 있는 거 가장 싫어 한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외국인 선수 안드레아스 프라코스(28)의 자세를 지적했다. 현대캐피탈은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1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세트마다 접전을 펼친 가운데, 안드레아스가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8득점 공격 성공률 37.5%에 그쳤다.

평소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코트를 놀이터라 생각하고 뛰어 놀라고 주문한다. 또 프로 선수라면 경기가 풀리든 풀리지 않든 밝은 표정으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즐겁게 뛰면서 생기는 밝은 에너지가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는 믿음이 바탕이 된 생각이다.

경기는 졌지만 전반적인 경기 내용은 만족한다고 했다. 최 감독은 "클래식 매치답게 즐겁게 배구를 열심히 해줬다. (노)재욱이가 조금 더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 지긴 했어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 선수는 예외였다. 코트 안에서 계속해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던 안드레아스가 주인공. 안드레아스는 공격이 마음처럼 풀리지 않거나 리시브가 흔들려 실점으로 연결될 때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세터 노재욱을 비롯한 동료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장난도 치며 안드레아스에게 힘을 줬지만 표정은 쉽게 밝아지지 않았다. 1세트 5득점 이후 2, 3세트 연달아 침묵을 지킨 안드레아스는 4세트 스타팅 멤버에서 빠졌다.

최 감독은 안드레아스의 태도를 어떻게 지켜봤는지 묻자 "가장 싫어하는 행동이지만, 안드레아스가 경기가 너무 안 풀려서 그랬던 거 같다. 경기 중에 한번 이야기하긴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오히려 말이 많아서 힘들 정도다(웃음). 다만 컨디션을 경기 날에 맞춰서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 훈련할 때는 괜찮은데 경기 날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격력이 저조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방심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경기 전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라이트 블로킹 선수가 포진한 팀이 삼성이라고 이야기해 줬는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팀 색깔을 유지하면서 안드레아스의 공격력을 끌어올릴 방법을 고민했다. 최 감독은 "오늘(3일) 3세트에 나온 플레이를 우리가 해야 하는데, 안드레아스가 원하는 볼 높이가 있다. 1라운드 경기력이 안 좋아서 안드레아스에게 맞는 플레이를 하려고 하고 있었다. (송)준호가 들어가면서 우리가 했던 플레이가 나온 거 같다"며 앞으로 생각을 달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드레아스은 시즌 전 대체 선수로 합류하긴 했지만, 팀과 함께할 시간이 충분하진 않았다. 안드레아스와 현대캐피탈은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로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코트에서 다 같이 웃을 수 있을 때. 최 감독은 '그때'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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