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제작 영상뉴스팀] '아스정' 정재훈이 끝내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8일 오른손 투수 정재훈의 은퇴 소식을 알렸는데요. 두산은 정재훈에게 은퇴 이후 코치직을 제안했고, 정재훈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입니다. 

정재훈은 지난해 필승 조로 맹활약했습니다. 46경기 1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베테랑으로서 불펜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는데요. 지난해 8월 LG트윈스전에 구원 등판했다가 박용택의 타구에 오른 팔뚝을 그대로 맞았습니다. 타구에 맞은 정재훈은 더는 공을 던지지 못하고 이현승과 교체됐습니다. 

이 장면이 정재훈의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재훈은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가을 야구를 하며 꼭 우승 반지를 끼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는데요. 한국시리즈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전념했고, 9월에는 캐치볼을 시작하면서 복귀 전망을 밝혔습니다. 

▲ 정재훈 ⓒ 곽혜미 기자
하지만 이번엔 어깨가 말썽이었습니다.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부분 파열로 시즌을 접어야 했습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정재훈의 부상 장면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는데요. "본인이 정말 아쉬워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 정말 서고 싶어 했다. 2015년에 롯데에 있다가 돌아와서 우승 반지를 그냥 받았던 게 다시 스쳐 지나간 거 같았다. 다친 날은 정말 괴로워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올해도 복귀 전망은 밝지 않았습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정재훈의 몸 상태를 물어볼 때면 "올 시즌 복귀는 어렵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정재훈은 1999년 OB 베어스에 지명을 받은 뒤 2003년 두산에 입단했는데요. 프로 통산 14시즌을 보내면서 2015년 한 해만 롯데 유니폼을 입었는데, 그때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유니폼이 달라서, 어깨를 다쳐서 동료들과 그라운드에서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지 못했습니다. 구단은 정재훈에게 우승 반지 2개를 모두 전달했지만, 활짝 웃을 수는 없었습니다.

부지런히 재활에 힘쓰며 동료들과 함께 가을 야구를 하는 순간을 그렸던 정재훈. 그러나 그 소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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