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하고 두 번째 FA 자격을 행사한 kt 이대형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선수가 팀 승리에 기여하는 정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여러 세이버 매트릭스 스탯 가운데 가장 우선시되는 항목이다. 메이저리그에선 선수를 평가할 때 WAR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지난 2015년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1WAR 당 가격은 800만 달러(약 89억 원)다.

지난 2015년 겨울 NC는 박석민을 영입할 때 WAR을 검토한 뒤에 최종 결정을 내렸다. 프로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박석민의 WAR은 꾸준하게 4를 넘었다. 2012년엔 7.89에 달했고 2015년엔 5.38이었다. NC는 박석민이 팀에 합류한다면 4~5승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그해 박석민은 WAR 4.78을 기록했고, 2015년 84승을 거뒀던 NC는 4승을 추가해 88승을 쌓았다.

올 시즌 자유계약(FA)을 선언한 kt 외야수 이대형은 WAR이 -0.10으로 FA 공시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0이 안 된다. 지난 8월 십자 인대 파열로 일찍 시즌을 마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100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은 0.267 도루는 23개다. 게다가 나이와 몸 상태도 FA 계약에 걸림돌이다. 다음 시즌 35세가 되고 십자 인대 수술로 개막전 출전이 어렵다. 수술 후유증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kt는 다음 시즌 외야진 구성을 이미 끝냈다. 유한준에게 우익수를, 대형 신인 강백호에게 좌익수를 맡긴다. 멜 로하스 주니어와 재계약 협상은 상당 부분 진척됐다. 올 시즌 주전 1군 선수로 성장한 오태곤이 외야수로 바꿔 선수층을 두껍게 한다. 로하스와 재계약이 불발되는 변수만 없다면 외야엔 특별한 전력 보강은 없을 방침이다.

그러나 kt는 이대형을 "꼭 필요한 선수"라고 밝혔다. 이대형은 kt의 상징적인 선수다. 2015년 특별 지명으로 KIA에서 kt로 옮겨 이적 첫해는 140경기, 지난해엔 143경기를 책임졌다. 김진욱 kt 감독은 "이대형은 베테랑 선수인데도 경기에 나갈 때나 그러지 않을 때나 철저하게 준비한다.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또 kt는 1군 진입 4년째를 맞아 성적과 관중을 늘려 리그에서 입지를 단단히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 관계자는 "올 시즌부터 지역과 연계하는 마케팅을 많이 하고 있는데 스타플레이어가 있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스타플레이어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대형은 LG 시절처럼 kt에서도 유니폼 최다 판매 부문에서 상위권이다. 결코 외면할 수 없다.

kt 고위 관계자는 "이대형과 재계약은 팀 육성 기조와 맞지 않아 고민이 되지만 창단 첫 해부터 팀에 기여한 정도를 봤을 땐 꼭 잡아야 하는 선수다. 합리적인 수준의 계약이 최선이다. 꽤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외부 FA 영입 작업이 끝나면 협상 테이블을 차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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