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문영석 기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루이스 수아레스(28)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경기 도중 자주 머리를 감싸 쥐었다. 뒤늦게 데뷔전을 가졌으나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적응을 마치자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수아레스는 'MSN'과 함께 최고의 시즌에 마침표를 찍을 준비를 마쳤다.

수아레스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개막 후 4개월 만에 바르셀로나 데뷔전에 나섰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키엘리니를 깨물어 받은 징계 때문이었다. 수아레스의 데뷔전은 레알 마드리드에 1-3으로 패한 엘 클라시코 원정 경기였다. 데뷔전 이후 첫 골이 나오기까지 8경기를 더 치러야 했다.

지난해 말까지 수아레스는 11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리버풀 시절과 비교하면 그의 플레이는 위축돼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알베르 페레(44)는 당시 "수아레스는 자신 위주로 돌아가던 리버풀에서 바르셀로나로 팀을 옮겼다. 수아레스가 바르셀로나의 빠르고 정교한 패스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당시 수아레스 또한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당장은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많은 득점을 올리겠다"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적응을 마치자 무자비한 득점행진이 시작됐다. 수아레스는 2월 이후 나선 25경기에서 19골을 터뜨렸다.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과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물론 홈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두 번째 엘클라시코에서도 골 맛을 봤다.

골만큼 빛난 건 어시스트였다. 리버풀 시절과 달리 뛰어난 어시스트 능력을 선보였다. 올 시즌 24골을 터뜨린 수아레스는 어시스트 21개나 기록했다.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가 기록한 96골에도 상당수 관여했다. 시즌 초반 11경기에서 결장한 걸 고려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지난 4월 수아레스는 "동료들의 득점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하다. 팀이 승리할 수만 있다면 누가 골을 터뜨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아레스의 활약에 칭찬이 이어졌다. 최근 메시는 수아레스를 두고 "그의 터치, 시야, 움직임, 감각 모두 놀랍다"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루이스 엔리케 감독 또한 "수아레스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팀 종료와 호흡을 맞추며 특유의 움직임이 돋보인다"며 그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수아레스는 최근 몇 년간 축구계의 대표적인 사고뭉치였다. 그랬던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성공적인 첫 시즌의 마무리는 오는 7일(한국 시간)에 있을 유벤투스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결승전 수아레스의 활약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 루이스 수아레스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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