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임기영이 한국 대표팀의 운명을 건 한 판 승부에 선발등판 한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참가 중인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16일 일본전 패배 후 대만전(17일) 선발로 임기영을 예고했다.

임기영 선발은 오래 전부터 예상돼 왔던 일이다. 대표팀 내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한국시리즈 4차전서 던지는 걸 봤다. 전혀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리더라. 좋은 투수다"라며 일찌감치 선발로 낙점한 바 있다.

임기영이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선 수비수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표팀의 내야는 사실 확실히 좋은 구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전문 1루수도 없고 3루수도 부족하다. 2루수 박민우는 16일 경기서 실책을 범하며 마음의 짐이 커졌다.

때문에 더욱 수비가 중요하다. 임기영은 공이 좋으면 좋을 수록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이기 때문이다.

임기영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위주로하는 투수다. 슬라이더도 간간히 섞어 던지지만 주무기라고 하긴 어렵다.

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긁히는 날, 타구는 대부분 땅으로 향한다.

임기영 패스트볼의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 차이다. 6이닝 3자책점 이하로 투구했을 땐 땅볼 비율이 53.81%나 됐다. 안 좋았을 때 보다 거의 20% 가량 차이가 나는 수치다. 공이 좋을 때 일단 배트에 맞으면 절반 이상 땅볼이 된다고 봐야 한다.

체인지업도 마찬가지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비율 보다 땅볼을 유도하는 비율이 더 높아진다.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비율도 컨디션이 좋을 때 확실히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임기영의 볼 끝 움직임이 가져 온 결과다.

임기영 투구의 수직 변화량(상.하 변화)을 나타낸 도표다. 양의 값은 상대적으로 공이 더 떨어졌음을 뜻한다. 임기영의 패스트볼은 좋았을 때 16.38cm의 변화량을 보여 나빴을 때 보다 움직임이 적어짐을 알 수 있다. 반대로 타자의 배트에 맞을 확률은 더 높다. 그러나 힘이 있기 때문에  땅볼 유도가 잘 되는 것이다.

반대로 체인지업은 더 많은 낙폭을 보여준다. 세게 던져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타이밍을 뺏으며 엉덩이가 빠진 채 툭 건드리게 만드는 땅볼이 많은 이유다.

이처럼 임기영은 좋으면 좋을 수록 땅볼 유도를 많이 하는 투수다. 우리 내야수들이 더욱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되는 이유다.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경기, 후회가 남아선 안된다. 그 중 가장 피해야 할 것이 바로 실책이다. 선발이 임기영이라면 더욱 그렇다.

A팀 수비 코치는 "지금 대표팀 내야엔 확실한 스페셜 리스트가 많지 않다. 수비가 서툰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럴 때 눈 앞의 타구 하나씩만 처리하려고 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꺼번에 많을 것을 하려면 오히려 헤맬 수 있다. 아웃 카운트 하나씩을 올린다고 생각하고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좋을 듯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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