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동. ⓒ도쿄(일본)=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국은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유일하게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은 팀이다. 순수하게 대회 취지에 맞는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은 한국 선수들의 미래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에서 긍정적인 세대교체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패배의 쓰라린 아픔 속에 다소 빛이 바랜 것도 분명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이번 대회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낸 선수들의 내상도 걱정이 되는 대목이다.

마운드에선 일본전에서 부진했던 투수들이 마음에 걸린다.

김윤동은 개막전에서 아웃 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2개나 내주며 승리를 지켜 내지 못했다. 뒤이어 등판한 함덕주는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다음 이닝엔 동점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결승전은 더 강하게 키우는 무대였다. 선동열 대표 팀 감독은 "이 경기에서 엔트리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기량이 좋은 선수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명이라도 더 큰 무대를 밟아 볼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이었다.

의지는 분명했으나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좋지 못한 결과를 낸 투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심재민 김명신 김대현 등 첫선을 보인 투수들은 하나같이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기면서 배우는 것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지는 자신있게 얘기할 수 없다.

"일본전에 다시 등판해 실수를 만회하고 싶다"던 김윤동도 좋지 못했다. 1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2실점 했다. 거듭된 실패가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대목이었다. 끝내기를 허용했던 이민호는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런 큰 대회의 무대를 밟아 본다는 것만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게 성장의 기회가 된다는 점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 자칫 두려움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