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 도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마운드가 강점이라는 일본과 한 번의 타격전을, 타자들을 경계했던 대만과 투수전을 벌였다. 단판 승부에서 나타나는 특수성이라 여길 수 있겠지만 상대 전력을 봤을 때 우연으로 치부하기도 어려웠다. 상대에 대한 과소평가도 과대평가도 금물이라는 새삼스런 사실을 재확인한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었다.

17일 대만과 경기에서 한국은 1-0 신승했다. 안타 수는 4-4로 같았다. 이미 선발로 예상하고 있던 천관위(지바 롯데)가 선발로 나왔지만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천관위(5⅔이닝 1실점)로부터 선취점을 뽑은 뒤 왕홍청(중신), 펑스잉(중신), 왕야오린(라미고)을 상대로 2⅓이닝 동안 안타를 1개와 볼넷 2개를 얻었을 뿐 추가점에 실패했다. 천관위 빼면 공략 가능하다는 기대가 무너진 채 마운드의 힘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대만은 18일 일본전에서 2-8로 대패하면서도 6회까지는 3점만 내주며 선전했다. 24세 이하 혹은 입단 3년 이하 선수들을 상대로 와일드카드 3명을 선발한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3월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달리 라미고 선수들이 대표 팀에 합류하면서 전력이 강해졌다. 올해 홀드 1위 왕야오린과 세이브 1위 천위쉰(와일드카드로 선발) 모두 라미고 소속이다. 타자 중에서는 왕보룽, 천쯔하오 등이 라미고 선수다.

라미고는 올해 중신을 상대로 4승 1패로 대만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 4년 가운데 3차례 대만 정상에 오른 팀이다. 일본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이 지난달 초 대만을 방문해 라미고의 경기를 직접 챙길 정도로 경계하는 대상이다. 우리라고 다르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올해 WBC와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의 전력은 분명 다를 것이다.

일본 투수들에 대한 대처도 재점검이 필요해 보였다. 16일 개막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를 포함해 7점을 뽑았다. "12명 중에 9명이 150km를 던진다"는 말은 실수(일본은 투수를 11명 뽑았고 150km대 강속구 투수도 그정도로 많지 않았다)겠지만 KBO 리그에서 본 적 없는 정도의 빠른 공을 구사하는 게 아닌 이상 필요 이상으로 경계할 이유는 없었다.

시즌이 끝난 뒤 열린 대회라 예상보다 빠른 공에 대한 대처가 잘 됐다. 개막전에서 야부타 가즈키(히로시마)와 마타요시 가쓰키(주니치) 등 직구 구속이 150km 이상인 선수를 상대로 각각 3점을 뽑았다. 정작 130km대 직구를 던지는 19일 결승전 선발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에게는 7이닝 동안 단 3안타에 그쳤다. 정확한 제구력 앞에 볼넷은 하나도 얻지 못했고, 삼진은 6개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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