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은 2010년 5월 일본과 경기에서 결승 골을 넣었다. 한국은 이날 이후 일본전 승리가 없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6만여 명의 일본 관중이 찾은 경기장은 킥오프 직전까지 잔치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본은 화려한 사전행사로 대표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정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킥오프 휘슬이 울렸다. ‘울트라 닛폰’ 응원단은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그러나 일본의 환호는 5분 30초 만에 중단됐다. 박지성은 볼을 낚아채 단독 드리블을 했다. 박지성은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장은 찬물이 끼얹은 듯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박지성은 기쁨을 표현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한 경기장을 천천히 돌아보는 ‘산책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박주영의 추가 골까지 터지며 2-0 완승을 거뒀다.

한일전 마지막 승리였다. 한국은 이후 단 한 차례도 일본에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일본과 최근 5경기에서 2무 3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7년 7개월 만에 일본전 승리에 도전한다. 무대는 12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다. 한국은 중국(9일)과 북한(12일), 일본(16일)과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40승 23무 14패로 일본에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상대 전적뿐 아니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결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은 최종예선 B조에서 6승 2무 2패를 기록하며 조 1위로 본선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A조에서 4승 3무 3패 조 2위로 가까스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한국이 일본보다 좋다. 신태용호는 10일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유럽의 복병 세르비아와는 1-1로 비겨 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반면 일본은 유럽 원정을 떠나 치른 11월 A매치에서 남미 최강 브라질에 1-3으로 졌고 벨기에에는 0-1로 패했다. 

신태용호가 동아시안컵에서 7년 7개월 만에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한일전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대표 팀) 사기 문제도 있으니 일본은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태용호는 27일 울산에서 조기 소집돼 첫 훈련을 진행한다. 다음 달 2일과 5일 올해 대학 축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고려대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실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후 다음 달 6일 결전지인 일본 도쿄로 떠난다. 11월 A매치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신태용호가 올해 마지막 A매치인 일본과 경기에서 승전보를 전해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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