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욱.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완주, 정형근 기자] “(손)흥민이랑 하면 투톱 잘 볼 수 있어요. 그렇지 않나요? 함께 투톱으로 서면 나한테 집중돼서 흥민이가 골을 넣을 수 있을 텐데…” 

전북 현대의 K리그 통산 5번째 우승이 확정된 이후 전북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에서 김신욱을 만났다. 대표팀 관련 질문을 하자 김신욱은 확신에 찬 듯 입을 열었다. 

“슈틸리케 감독님이 있을 때 흥민이와 투톱으로 많이 뛰었습니다. 흥민이랑 뛰면 재밌어요. 전북에서 로페즈와 투톱으로 뛰면 로페즈에게 찬스가 많이 갔어요. 대표팀 때도 마찬가집니다. 항상 투톱을 서면 저는 골을 많이 못 넣는데 누군가 넣어요. 그게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역할이죠.”

김신욱은 11월 A매치 2연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김신욱이 신태용호에 재승선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신욱은 12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신욱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출전을 향한 도전을 이어 나가게 됐다. 

김신욱은 K리그 공격수로서 모든 걸 이뤘다. 2009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 데뷔해 9년 차 베테랑 골잡이가 된 김신욱은 올해 첫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과 전북 소속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2012년, 2016년) 경력도 있다. 2013년에는 MVP, 2015년은 득점왕 등 개인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K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김신욱은 의외로 담담했다. “아챔 우승을 두 번밖에 해보지 않았어요. K리그는 처음인데 아챔 우승이 더 오래가는 것 같아요. 물론 K리그도 처음이라 기쁨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김신욱은 시즌 중반 팀에서 꾸준히 풀타임으로 뛰면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최강희 감독은 미안한 감정을 나타냈다. 김신욱은 팀의 사정을 이해했다. 

“올해는 세 선수가 나눠서 뛰었어요. 저보다는 (이)동국이 형이 더 아쉬웠을 수 있죠. 그래도 우승을 해서 다행이에요. 올해는 그동안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한 K리그에서 정상에 올라야 했죠. 내년에는 개인적인 목표에 욕심낼 생각이에요. 팀에 완전히 적응을 한 상태에요.”

물론 김신욱에게 고민은 있다. 196cm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대표팀 활약이 부진했다. A매치 38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김신욱은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팀 동료와 손발을 맞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강조했다. 

“주변에서 김신욱 사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저는 대표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기 쉽지 않은 스타일입니다. 저는 동료들과 자주 뛰어야지만 손발이 맞습니다. 단 한 경기만으로는 한계가 있죠. 그래서 프로팀에 강한 것 같습니다.”

동아시안컵은 러시아 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김신욱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표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넉넉하다. 조기 소집 카드를 꺼낸 신태용호는 27일 울산에서 소집된다. 한국은 다음 달 중국(9일), 북한(12일), 일본(16일)과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김신욱에게는 약 보름 동안의 시간이 주어졌다. 

김신욱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엔트리 23명 가운데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동아시안컵 활약에 그의 운명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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