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타니 쇼헤이(닛폰햄)의 행선지는 7개 구단으로 압축됐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시애틀, 에인절스, 텍사스가 가능성을 남겼고, 내셔널리그에서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 다저스, 그리고 컵스까지 4개 팀이 남았다. 투타 겸업을 할 수 있는 곳, 즉 자신의 꿈을 펼 수 있는 곳을 우선시하는 오타니가 선택지에 내셔널리그 팀을 4군데나 남겼다는 점은 독특하다.

MLB.com 칼럼니스트 마이크 페트리엘로는 "'일반적으로' 오타니는 투수와 지명타자를 할 수 있는 아메리칸리그 팀을 선호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생각이 틀렸다면 어떨까. 만약 내셔널리그 팀이 기회를 가진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안정적으로 타격을 보장해 줄 수 있다면?"이라면서 내셔널리그 팀이 결코 불리하지 않고, 반대로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내셔널리그 팀이 오타니와 협상에서 '우리는 당신을 잠재적으로 투수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와 계약합시다'라고 말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아메리칸리그 팀에서는 지명타자로 출전하지 못한다면 방망이를 잡지 못할 수 있지만 내셔널리그는 그에게 타석 수를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의 한 시즌 162경기를 치르면서 선발투수/지명타자로 모두 존재감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오타니는 지난해 104경기 382타석을 제외하면 한 시즌에 타자로 100경기, 240타석 이상 출전한 적이 없다. 페트리엘로는 닛폰햄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의 말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 구리야마 감독은 지난해 오타니를 일주일에 한 번은 선발투수, 3번은 지명타자로 썼다.

1년 내내 부상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이 방식을 메이저리그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아메리칸리그다. 일주일에 한 번은 선발로 7이닝을 던지고(26경기에서 3타석씩 78타석), 2.5경기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하고(65경기, 올 시즌 지명타자 평균 타석 수 4.2를 곱해 273타석), 한 번은 대타로 나간다고 보면(26주에 한 번씩 26타석) 최다 377타석까지 나갈 수 있다.

위와 같은 기준으로 내셔널리그에서도 선발 등판하는 26경기에서 78타석을 얻을 수 있다. 내셔널리그 팀도 아메리칸리그와 인터리그 원정 10경기가 있고, 여기에 절반만 지명타자로 출전한다고 보면 21타석이 더해진다(경기당 4.2타석 기준). 나머지 131경기 가운데 휴식일을 뺀 104경기에 한 번씩 대타로 나간다고 하면 203타석이다.

절대적인 숫자는 아메리칸리그가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페트리엘로는 "아메리칸리그 팀이라 해도 시즌 내내 오타니에게 지명타자를 보장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부상 혹은 부진, 기존 지명타자와 출전 기회 분배 등의 영향으로 오타니의 타석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현실화한다면 아메리칸리그로 간다고 해도 오타니의 타석 수는 377이 아니라 200 혹은 그 아래로 향할 수도 있다. 즉 최대치는 아메리칸리그가 높지만, 보장된 기회는 내셔널리그 쪽이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페트리엘로는 "물론 더 나은 창의력을 발휘하는 팀도 있을 수 있다. 기록을 떠나 계속 오타니에게 지명타자 기회를 줄 수도 있다"면서 "그렇지만 내셔널리그 팀이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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